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의 합병론을 제기하면서 BNK금융의 낮은 자본효율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BNK금융은 JB금융보다 2배 이상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낮은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부진에 경영진 선임을 둘러싼 불신까지 겹치며 기업가치가 할인받고 있다는 평가다.
자산은 2배인데 PBR은 절반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JB금융의 PBR은 0.93배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상장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BNK금융의 PBR은 0.51배로 업계 하위권에 머물렀다.
자산 규모는 정반대다. 올해 1분기 말 BNK금융의 자산총계는 약 163조원으로, 같은 기간 약 74조원을 기록한 JB금융의 2배를 웃돈다. 외형은 BNK금융이 크지만 주식시장에서 받는 평가는 JB금융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차이와 맞물린다. BNK금융의 ROE는 8% 초반 수준인 반면 JB금융은 12%대로 상장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PBR은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ROE와 연동되는 지표”라며 “JB금융은 12% 안팎의 높은 ROE를 유지하는 반면 BNK금융은 8~9% 수준에 머물고 있어 밸류에이션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지주의 수익성 격차에는 서로 다른 지역 산업 기반과 이에 대응한 영업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JB금융은 취약한 지역 산업 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일찍부터 수도권에 진출하고 특화 대출 등 틈새시장을 개척한 반면, BNK금융은 동남권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역 밀착형 금융에 상대적으로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라이프자산운용 “내부통제 이슈가 자기자본비용 상승으로”
라이프자산운용은 BNK금융의 만성적인 저평가가 단순한 지역 경제의 한계보다 외형 중심 자본배분과 리스크 관리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수익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면서 ROE가 자기자본비용(COE)을 밑도는 상태가 고착됐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이익을 유보해 자산을 늘릴수록 오히려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성 개선보다 외형 성장에 자본을 우선 배분한 결과가 만성적인 저PBR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BNK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59%로 7대 금융지주 평균인 13.00%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ROE도 9.7%로 평균 11.1%를 밑돌았다. 반면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46%로 7대 금융지주 평균인 0.91%를 크게 웃돌았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도 기업가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내부통제 이슈를 시스템의 문제로 보고 있다”며 “이는 자기자본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현재의 PBR 할인에도 유의미하게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JB금융이 PBR 0.80배를 기록해 대형 시중은행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BNK금융의 만성적인 저평가를 지역 기반의 한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JB금융은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억제하고 고수익 부문에 자본을 집중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해 왔다”며 “두 지주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결국 자본배분 원칙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BNK금융 지분 약 4%를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빈대인 회장의 연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낮은 자본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부진에 대한 경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경영 성과 논란에도 빈대인 회장 연임
경영 책임론에도 빈대인 회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시장에서는 부진한 경영 성과에도 현 경영진이 연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회장 선임 절차의 불투명성을 지적한다.
라이프자산운용은 당시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경영 실적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거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회장 후보군을 압축했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BNK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가 추석 연휴 직전에 시작되면서 외부 후보 추천 기간이 실질적으로 6영업일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이를 두고 “경영 성과가 부진한 현 경영진을 연임시키기 위한 무리한 시도”라고 평가하며 주주총회 표 대결을 예고했다. 그러나 빈 회장 연임 안건은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수 기준 91.9%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권 지배구조 개혁 흐름과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내부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장기 연임 관행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만들어 계속 해먹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관치금융을 우려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사이 부패한 이너서클이 형성돼 자의적으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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