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롯데손해보험 인수 추진을 두고 자본 배분의 우선순위에 관심이 쏠린다. 경쟁 금융지주들이 증권 계열사에 자본을 확충하며 기업금융 역량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신한금융은 인수 이후 대규모 추가 출자 가능성이 있는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서다.
'조 단위 실탄'…보험에 쓰나 증권에 쓰나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지주에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부동산 담보와 예대마진에 치우친 기존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혁신기업과 성장산업으로 자금 공급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에 맞춰 그룹 내 자본시장 핵심 계열사인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초 KB증권에 7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출자해 자기자본을 2조2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NH투자증권에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증권 계열사에 추가 출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대신 신한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주 인수 가격이 1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인수 이후 재무구조 정상화와 자본규제 대응을 위한 추가 출자까지 고려하면 전체 투입액은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신한투자증권의 자본 체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신한투자증권의 2026년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5조7751억원이다. 여기에 2조원을 출자하면 단순 계산으로 자기자본은 7조8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에 근접한 수치다.
KB증권 8조원 진입 임박…신한과 격차 확대
이 같은 상황에서 KB금융은 증자를 통해 KB증권을 IMA 사업자 요건에 맞는 자본 규모로 키우고 있다. KB증권의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7조6377억원이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8조원 요건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투자증권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자본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다. 다만 은행계 금융지주 5곳의 증권사 가운데서는 4위에 그친다. 2024년 출범한 우리투자증권보다는 두 배 이상 크지만, 선두권 증권사와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KB금융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KB증권이 증자 이후 자기자본 8조원 중반대에 진입하면 신한투자증권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기존 자기자본 차이가 KB금융의 추가 출자를 계기로 한층 확대되는 셈이다.
IMA 사업자가 되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IMA 사업 진출이 단순한 증권업 경쟁력 강화를 넘어 향후 생산적 금융 실적과도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IMA 사업에 진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롯데손보 자본부담에…인수 후 추가 수혈 가능성
투입되는 자본의 활용도도 변수다. 증권사에 투입되는 자본은 IMA와 IB, 모험자본 공급 등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성장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롯데손해보험에 투입되는 자금은 상당 부분 자본건전성 개선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손해보험의 자본건전성은 취약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부터 규제 지표로 도입될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2026년 3월 말 기준 마이너스(-) 21.4%로 나타났다. 매각 이후 대주주의 증자와 중장기 자본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이미 손해보험사 인수 이후 추가 출자를 경험했다.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약 410억원에 인수해 신한EZ손해보험을 출범시켰지만 이후 적자가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에는 인수대금의 두 배가 넘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 확충을 지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B금융의 최근 KB증권 1조원 규모 증자는 증권업이 주목받는 시점에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신한금융의 자본 배치에 대해서 “신한금융이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시장 흐름과 다소 맞지 않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에 자본을 집중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기업금융 투자가 다시 시장의 중심이 되면 자본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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