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중견 조선사들이 역대급 조선 호황기를 맞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중견 조선소들은 장기적인 수주 가뭄, 고질적인 인력난, 중국과의 점유율 경쟁 등으로 오랜 기간 구조조정의 기간을 거치며 심각한 생존 위기를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견 조선사들은 역대급 조선업 호황 시장에 올라타 고부가 선박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친환경이나 특수선, 함정 정비(MRO) 등 각 사의 장점 분야를 살리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중견 조선사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연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4대 중견 조선사(HJ중공업·케이조선·대한조선·대선조선)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선조선을 제외한 3개 조선사가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우선 HJ중공업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414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당기순이익 25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영업이익은 347%, 당기순이익도 355%가 급증한 것으로 계산됐다.
HJ중공업은 △친환경 상선 △특수선 방산 △글로벌 함정 정비(MRO)를 축으로 세운 조선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HJ중공업은 최근 한국선급으로부터 1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바이오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기본 인증을 획득하며 친환경 선박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또한 경비함, 고속상륙정, 대형수송함 등의 특수선 건조 및 MRO 사업을 핵심으로 삼는 한편, 미국 함정정비협약(MSRA)을 기반으로 비전투함에서 전투함과 호위함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HJ중공업 최대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특수목적법인(SPC) 제이오션중공업이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군산조선소 자산을 인수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기존 부산 영도조선소의 부지와 도크 길이 제한으로 인한 대형 상선 건조 한계를 극복하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및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수주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조선의 1분기 매출액은 2754억원, 영업이익 539억원, 당기순익 54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 325.3%, 당기순이익은 794.9% 급증했다.
케이조선은 주력 선종인 중형 탱커를 다목적·고효율 선박으로 고도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한국선급으로부터 ‘파형 격벽’을 적용한 7만4000t급 석유제품운반선 설계에 대해 기본 인증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파형 격벽이란 화물창 내부 구조를 단순화해 세척·점검·유지보수 부담을 낮추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주로 5만t급 이하 선박에 쓰였지만, 케이조선은 적용 범위를 7만4000t급으로 확대했으며, 이에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을 모두 실을 수 있어 선주의 화물 운용 유연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케이조선은 중동 및 유럽 선사로부터 친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MR탱커(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중형 선박 수주에 집중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조선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083억원, 영업이익 8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18.5% 증가했다.
대한조선은 영국 친환경 기술 업체와 함께 선체 하부에 공기층을 형성해 운항 중 마찰 저항을 줄이는 공기 윤활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상선의 운항 효율과 상품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형조선사 실적은 과거 수주한 물량의 매출과 수익이 반영된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조선업황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조선업 시황이 그간 나쁘지 않아 올해 실적 및 시황이 좋아서 수주가 양호하므로 당분간 좋은 실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형조선사의 경우에는 대형조선사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따라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대형조선사나 중국 대비 중형조선사의 강점인 빠른 납기나 높은 품질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시황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장(특수선, MRO), 차별화된 선종-선형의 개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사한 시장에 모두 진출하여 너무 국내 조선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4대 중견 조선사 가운데 대선조선 실적은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대선조선은 올해 1분기 매출 251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 적자를 봤으며 당기순이익은 34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4.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대선조선은 신조선 건조 일감이 줄면서 신조선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으며, 여기에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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