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시행 초읽기

금융당국,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세부기준 공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추진시 3%룰 주주동의 요구 모회사 비중 10% 미만, 첨단산업 자회사 상장 추진시 요건 완화

증권 |김세형 기자 | 입력 2026. 07. 06. 13:33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자회사의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중복상장 원칙금지안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중복상장하려는 모회사는 '3%룰' 방식으로 주주동의를 받아야 하며,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주주소통 등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지운다는게 골자다.

금융위는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을 금지하기 위해 모회사 이사회 의무와 상장심사 기준을 새롭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 사례로 꼽히는 중복상장은 일반주주 권익 침해 우려가 있음에도 중복상장 관련 모회사 이사회·지배주주가 별도 의무를 부담하지 않았고, 상장심사도 분할 상장인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 심사기준이 적용됐다.

이에 금융위와 거래소는 중복상장을 하려는 모회사 이사회에 상법상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우선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주주 보호방안 예시는 구주매출 금액 등을 활용한 현금배당·자기주식 소각,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 자회사 주식 분배, 신사업 투자 등 모회사 가치 제고, 일정기간 다른 사업 분할 및 다른 자회사 상장금지 확약 등이다.

이와 함께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방안을 토대로 주주와 소통하고, 필요하다면 주주총회 등을 통해 주주동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후 이사회 찬반결의를 하고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해야 하며, 의무이행 사항은 단계별로 공시해야 한다. 특히 모회사 이사회의 공정한 의무 이행을 위해 '독립적 특별위원회'를 설치, 의무이행 과정에서 사전 심의·의결절치를 거치도록 했다.

다섯 가지 의무는 자회사를 해외에 상장시키는 경우에도 동일 적용된다.

이사회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0억원의 제재금 및 매매거래정지 1일 페널티를 주기로 했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모회사가 이사회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느냐는 거래소가 보게 될 것이고 위반 시 페널티를 주게 된다"며 "이와 함께 해외 상장 때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이 단계에서도 (이사회 의무 이행 여부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도 엄격화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중복상장 특례심사 기준에 따르면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영업·경영의 독립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모회사가 자회사의 주요 경영사항 관련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한다면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투자자 보호 요건도 구체적으로 신설됐다.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고,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찬성 결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점을 요건으로 삼았다.

특히 주주 보호 노력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심사하면서 주주동의를 거쳤는지를 보기로 했다.

주주동의로 인정하는 기준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준한 '3%룰'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참석 지분의 과반 동의, 전체 의결권 대비 4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당국은 기본적으로 주주동의를 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권고했지만, 물적분할한 자회사의 중복상장을 추진할 때는 주주동의를 필수로 요구하기로 했다.

모회사 디스카운트 우려가 커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이 가장 필요한 경우여서다.

다만 매출·영업이익·자산에서 모회사 대비 자회사의 비중이 모두 10% 미만일 경우는 '저비중 회사'로 분류해, 모회사 주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기로 했다.

이 경우엔 주주동의가 없더라도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찬성 결의를 했다면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로 했다.

또 기타 일반적 중복상장의 경우 자회사 사업의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거나, 적시 연구투자와 독자적 자금조달 필요성이 큰 첨단산업일 경우 등은 심사에서 중복상장 정당성을 보다 인정받을 수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친 후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총 비율로 구한 중복상장 비율은 작년 말 기준 한국이 11.2%로 미국(0.05%), 일본(4.0%), 중국(2.4%), 대만(2.7%) 등 다른 주요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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