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조선업 신사업 기회로 번진다.
- 조선 3사는 부유식 데이터센터, 선박용 엔진 기술로 AI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 국내 조선업이 고부가선 중심의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데 더해 새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촉발된 전력 병목이 조선업계에 새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바다 위에 서버를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선박용 엔진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설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전력난 문제 덩달아 수면 위로
16일 업계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 및 분석하는 데,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인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어서다.
덩달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도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56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447TWh보다 26.4% 증가한 수치다.
오는 2030년에는 전력 소비량이 1200TWh를 넘어서며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AI 확산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송전망 확충과 전력 인허가, 부지 확보 등을 비롯한 ‘계통 병목’ 문제가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다.
이렇듯 육상 전력망 증설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바다 위에 데이터센터를 띄워 입지와 냉각 부담을 낮추는 부유식 데이터센터, 선박용 엔진을 발전설비로 전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삼성重, 부유식 데이터센터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국내 조선 3사 중 부유식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삼성중공업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3사 중 유일하게 50MW(메가와트)급 부유식 데이터센터에 대해 미국 선급기관 ABS와 영국 선급기관 LR로부터 개념설계 인증(AiP)을 받은 바 있다. 즉, 공신력 있는 기관이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데이터센터 건조 능력을 확인해 준 것.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일(현지 시각) 그리스에서 열린 해운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6에서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영국 로이드 선급과 부유식 데이터센터 3자 사업 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데이터센터 기술·건조 분야, 캐피탈사는 프로젝트 발굴 및 투자를 담당하고 로이드 선급은 부유식 데이터센터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또 삼성중공업은 로이드 선급 산하 컨설팅 전문 회사인 로이드 어드바이서리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양사는 글로벌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부유식 데이터센터가 당장 수익화·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와 맞물려 중장기 유망 사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수요는 향후 급증할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약 44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대규모로 확대될 경우, 전력과 냉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부유식 데이터센터 역시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사업 영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선박용 엔진→육상 발전 시장 진출
AI가 일으킨 조선업 영토 확장은 데이터센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으로 선박용 엔진이 새로운 전력 공급원으로 부상하며, 조선업계의 기존 기술 자산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선박용 엔진은 본래 선박 추진과 보조 전원에 쓰이는 핵심 기자재다.
그러나 최근 대형 데이터센터 인근에 설치하는 분산형 발전설비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전력망 증설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대용량 전원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다.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과 20MW급 힘센엔진 기반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총 684MW, 6271억원 규모로 회사가 체결한 발전용 엔진 계약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해당 설비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화도 육상 발전용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에 선박용 엔진을 공급하던 한화엔진은 최근 글로벌 엔진 업체 에버런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는 중속 엔진의 육상 발전용 확대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국내 조선업이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친환경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해양 에너지 인프라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경우 추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항상 전력 이슈가 나온다. 이를 부유식, 선박엔진 등을 활용하면 해당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에 앞으로 기대되는 품목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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