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정부가 7월부터 대포폰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 범죄를 막기 위한 휴대전화 개통 안면인증 제도를 정식 시행한다. 지난해 12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전면 도입에 들어가는 것으로, 대체 인증수단과 법령 정비 등 후속 절차도 함께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 외국인 비적용에 따른 한계 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안면인증 시범운영을 종료하고 7월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 안면인증을 적용한다. 당초 올해 3월 전면 도입을 추진했지만 업계 준비와 기술적 보완 등을 고려해 시행 시점을 7월로 연기했다.
안면인증은 PASS 앱 등을 통해 실시간 촬영한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명의도용과 위조 신분증을 이용한 휴대전화 개통을 막아 보이스피싱과 대포폰 등 민생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게 정부가 안면인증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비대면 개통 확대와 대포폰 증가가 있다.
특히 알뜰폰 시장을 중심으로 비대면 개통이 활성화되면서 타인 명의를 도용하거나 위조 신분증을 이용한 불법 개통 사례가 늘어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적발된 대포폰 가운데 알뜰폰 비중은 2022년 76.5%, 2023년 74.9%, 2024년 92.3%로 증가했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가장 큰 과제는 안면인증 실패시 사용하는 대체 인증수단 마련이다. 과기정통부는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 제출, 영상통화 기반 본인확인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운영 방식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안면인증을 거부하거나 인증에 실패한 이용자가 어떤 절차를 거쳐 개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제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와 정밀한 대체 인증체계 마련이 제도 안착의 핵심 변수라는 입장이다. 특히 안면인증이 정상 이용자에게도 반복적으로 실패할 경우에는 개통 시간이 길어지고 고객 민원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인증 실패에 따른 추가 본인확인 절차와 상담 대응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담 인력 운영과 직원 교육, 고객 응대에 필요한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본인이 맞는데도 인증이 반복적으로 실패하면 고객 불편은 물론 상담과 추가 본인확인 절차가 늘어나 현장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식률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를 전면 시행하면 인증 실패를 처리하기 위한 추가 인력과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범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면인증제 시행을 위한 세부 법령도 이제야 만들어지는 중이다.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안면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인 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정보주체의 실질적인 선택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안면인증 의무화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통신의 자유 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휴대전화 개통 시 이용자 동의를 받아 얼굴·지문 등 생체정보를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 또는 신분증 사진과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다만 이 시행령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는 7월부터 시행되지만 법적 근거는 그 이후 마련되는 셈이다.
원래 과기정통부는 안면정보 자체는 저장하지 않고 인증 결과만 보관하며 본인확인 목적 외에는 활용하지 않는다며 안면인증 휴대전화 개통 제도에 대한 시범 운영에 나선 바 있다.
외국인이 안면인증 개통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우선 내국인을 대상으로 안면인증을 시행한 뒤 올해 하반기 외국인 대상 시스템을 순차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적발된 대포폰은 내국인 명의 12만4889건, 외국인 명의 10만6018건으로 외국인 명의가 전체의 45.9%를 차지했다.
외국인등록증과 안면인증 시스템 연계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 내국인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시행 초기에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안면인증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정책 효과는 기술의 완성도와 제도적 준비 수준에 달려 있다"며 "외국인 대상 안면인증이 하반기로 미뤄진 상황에서는 초기 정책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고, 대체 인증체계와 기술의 신뢰성도 충분히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제도의 목적이 대포폰 차단이라면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외국인을 포함한 인증체계를 갖춰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충분한 검증과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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