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로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현금창출력 개선 가능성을 고려해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유지했다. 반면 SK실트론은 SK그룹 계열 지원 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의 ‘하향검토’ 상태를 유지했다.
두산, 인수금융 1조원 가정에도 현금창출력 주목
두산은 지난 7월31일 SK실트론 지분 70.61%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0%는 체결 직후 지급했고, 잔금 90%는 2027년 1월 31일 거래 종결 때 보유 현금과 차입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 29.39%의 인수는 별도 협의 대상이다.
거래에는 초과이익 공유 약정도 포함됐다. SK실트론이 2027년부터 2034년까지 연도별 EBITDA 기준 금액을 웃돌면 초과분의 40%에 인수 지분율을 적용한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구조다. 특정 품목의 품질인증과 일부 자산 매각 성과도 추가 지급 조건에 포함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인수로 두산이 반도체 소재인 CCL, 테스트 후공정, 실리콘 웨이퍼 제조까지 반도체 전후 공정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고 봤다. 직접적인 수직계열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반도체 소재·부품·서비스 전반의 사업 기반을 넓히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SK실트론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조575억원, 영업이익 1931억원을 냈다. 실리콘 웨이퍼(Si) 부문만 보면 매출 2조292억원, 영업이익 4075억원을 기록했지만, 실리콘카바이드(SiC) 부문에서 214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사 수익성은 낮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SiC 사업을 제외할 경우 SK실트론의 영업이익이 약 4000억원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적자 사업인 SiC 부문을 연내 청산하고, 2026년 하반기 구미 신공장이 양산에 들어가면 SK실트론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실리콘 웨이퍼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2026년 1분기 SK실트론의 연결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 동기 378억원보다 줄었다.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한국신용평가가 인수금융 1조원을 가정해 추산한 결과, 두산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6년 3월 말 161.1%에서 191.0%로, 차입금의존도는 30.5%에서 36.4%로 높아진다. 잔여 지분 인수 가능성과 추가 투자, 배당 확대 가능성도 중장기 부담 요인이다.
SK실트론, 계열 지원 제외 여부가 핵심
SK실트론의 신용도는 인수 이후가 더 큰 시험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두산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SK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에 따른 등급 상향 반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SK실트론을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이번 SK 이사회의 매각 승인으로 추가 등급 조정은 하지 않았지만, 거래 종결 때 지원 가능성 적용 여부를 다시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사업과 재무 측면의 변수도 남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웨이퍼 매입액 가운데 SK실트론 비중이 약 50%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최대주주 변경 뒤 양사의 영업관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2026년 5월 말 기준 지배구조 변경 제한 특약이 붙은 SK실트론 차입금은 1조4890억원이며, 이 중 회사채는 7030억원이다.
SiC 사업 청산 과정에서의 비용과 자산 처분 손실 가능성도 단기 부담이다. SK실트론의 SiC 사업 종속기업인 SK Siltron USA의 2026년 3월 말 연결 기준 자산은 7966억원, 부채는 7307억원이었다. 반대로 적자 사업을 정리하면 실리콘 웨이퍼 중심의 운영 효율과 전사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다.
SK실트론의 재무지표는 이미 하향 가능성 지표를 밑돌고 있다. 2026년 3월 말 연결 기준 EBITDA 대비 매출액 비율은 16.8%, 순차입금 대비 EBITDA는 8.6배였다. 한국신용평가는 EBITDA 대비 매출액이 30% 미만이고 순차입금 대비 EBITDA가 3배를 초과하는 상태가 이어질 경우 하향 가능성이 커진다고 제시했지만, 이는 자동적인 등급 조정 기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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