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 투쟁!” 大파업시대, 산업 전반에 경영 불확실성 확산

반도체·자동차·조선·항공·IT 등 대다수 업계서 노사 갈등 커져 성과급 산정 기준 및 임금 협상 둘러싸고 파업 위기 현실화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5. 13. 15:55
[세줄요약]
  • 국내 산업계에서 전방위적으로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현대차, HD현대, 한화오션, 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이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 박지순 교수는 노사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가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분석했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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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다양한 사유로 노사 갈등이 심화하며 산업계 전방위 동시다발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항공, 정보기술(IT) 등 한국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업종 전반으로 갈등이 연쇄 확산하면서 산업계 전반의 경영 불확실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하나…피해액만 40조 넘어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 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 조정 회의를 열었다.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새벽 3시까지 17시간에 걸친 논의에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오른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오른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제도화를 요구했으나 이 부분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 위원장은 오는 21일 예정된 총파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1000명이라면서 “현재 사측 안건으로 봤을 때는 5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액이 40조원을 넘고, 반도체 초호황기 고객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 더욱 치명적인 중장기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조정 결렬 뒤 입장문을 내 "노조의 이런(파업) 결정은 회사는 물론 협상타결을 기다리는 임직원, 그리고 주주와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삼성전자는 “노조는 경영실적에 따른 회사 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며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회사는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 지난해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계열사에서도 전운

현대자동차 노조의 요구도 강경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일 울산 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교섭 일정과 방향을 논의했다.

노조는 사측에 전달한 요구안에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더불어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상여금 750%에서 800%인상, 완전 월급제 시행,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계한 정년 연장 등 요구도 제시했다.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 램프사업부 매각 반대 총력 결의대회 모습. 박재형 기자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 램프사업부 매각 반대 총력 결의대회 모습. 박재형 기자

현대차 핵심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에서도 전운이 감지된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13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현대모비스 일방적 매각·구조 개편 반대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측은 현대모비스가 램프 사업부 매각을 사전 공유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역대급 호황기 무색…조선업계도 투쟁 시작될 가능성

3년 치 일감에 해당하는 역대급 수주 잔량을 확보한 조선업계에서도 노사갈등의 파열음이 거세지고 있다. 노조 측과 사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업황 회복의 온기가 도리어 현장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곧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다음 달 교섭 상견례를 열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울산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금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등을 담은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또 인공지능(AI) 도입 시 노조와 합의를 거치는 방안도 사측에 제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노사 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2월과 3월 거제사업장에서 발생한 두 건의 안전사고와 관련해 직원 11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화오션지회는 해당 징계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며,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모양새다.

항공·철강·IT 등 산업계 전반에 파업 가시화

올해 연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은 조종사 시니어리티(연공서열) 재정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은 4차 임시 대의원회를 열고 시니어리티 논란과 관련해 향후 투쟁 계획을 논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채용 기준과 부기장 승격 조건 등이 달라 서열 갈등이 심화한 것.

포스코와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았다.

철강 기업 포스코는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심화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정규직 노조는 사전 협의 없는 직고용 강행에 반발하며 파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IT 업계 공룡 카카오 역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카카오 본사를 비롯한 5개 법인의 임금 교섭이 결렬돼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18일 조정기일까지 합의에 실패하면 본사 차원의 첫 파업이 현실화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올해 유난히 하투(여름철에 집중되는 노동조합의 투쟁 및 파업 활동) 발생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증가됐다. 그 배경으로 노란봉투법의 효과와 경영 성과급이라는 새로운 교섭 요구 등이 현재 파업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노란봉투법의 경우 법 자체가 불분명해 원청 입장에서 하청 어디까지 교섭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에 기업으로서는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굉장히 큰 상황”이라며 “거기에 과거 교섭 대상이 아니던 경영 성과급까지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하려 하니 불확실성이 증가한다. 결국 불확실성의 증가는 기업에게 큰 경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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