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수소차 시장서 발 빼는데…현대차 ‘외로운 질주’

GM·혼다·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잇따라 수소차 투자↓ 현대차그룹, 수소차 사업 미래 핵심 전략 삼아 ‘드라이브’ 수소차 충전 인프라·수소 생산량 증가 속도는 여전히 더뎌

산업 | 박재형  기자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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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줄줄이 수소연료전지차(FCEV) 관련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사업에 대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수소차 보급 확대의 ‘키’(Key) 가 될 충전 인프라 구축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데 더해, 현대차그룹 내 수소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수소차 생태계 확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소차 사업 철수·축소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수소차 관련 시장 철수·축소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는 올해 말 미국에 설립한 수소연료전지 합작 법인 FCSM 가동을 종료한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지 2년 만에 결별을 선언한 것.

푸조,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도 지난해 수소차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업 ‘심비오’의 지분을 인수한 지 2년 만이다.

르노 또한 수소차 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와 합작해 ‘하이비아’를 세웠지만 지난해 법정 청산을 결정했다.

이 같은 추세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수소차 시장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차 시장 성장이 더딘 주요인은 낮은 수익성이다.

수소차는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스택이나 수소 저장탱크의 생산 원가가 매우 높아 차량 판매 가격이 비싸다. 이에 수소차 구매를 위해서는 보조금이 필수적이고, 기업 입장에서 정부의 지원 등이 없으면 버틸 수 없는 구조다.

현대차그룹, 수소 사업에 역량 집중…수소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현대차그룹은 꾸준히 수소 사업에 투자하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에이치투’(HTWO)를 공개한 이후 수소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2024년 HTWO를 수소 벨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해 수소 생산부터 운송, 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에이치투 그리드(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에는 장재훈 부회장 산하에 에너지수소사업본부를 만들어 수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지난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행사 서면 인터뷰에서 “수소가 글로벌 청정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업역이 짧은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분야에서만큼은 ‘퍼스트 무버’로서 지위를 선점하고자 수소 사업을 놓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의 화려한 청사진 이면에 숨겨진 열악한 국내 충전 인프라

현대차그룹이 수소를 자사의 미래 핵심 전략으로 꼽으며 장밋빛 청사진을 펼치는 것과 달리 정작 이를 뒷받침할 국내 수소차 충전 인프라는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무공해차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소 충전기는 전국에 총 461기, 충전소는 234개소에 불과했다.

수소차가 2021년 1만9477대에서 지난해 4만5093대로 2만5616대 증가하는 동안 수소차 충전기는 같은 기간 291대 늘어난 것에 그쳤다.

충전소를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용가능시간이 충전소마다 다르거나 승용차는 충전이 불가한 경우, 또 제한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재고 소진 시 조기 마감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충전하러 가도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일도 있어 소비자가 편리하게 수소차를 운행하기에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소차 보급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수소차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았고,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만큼의 기술력은 아직 달성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프라 운영은 개인사업자가 하기 때문에 수소차 충전소 등 인프라는 수소차 보급 속도와 맞춰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대차,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 42.9%...그룹 내 공급망 불안은 변수

이 같은 상황임에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수소차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디 올 뉴 넥쏘’를 중심으로 수소차를 전년 대비 78.9% 증가한 6861대 판매했다.

2025년 글로벌 수소차 시장점유율 자료: SNE리서치 중국 상용차 48.7% 현대차 42.9% 도요타 7.3% 혼다 1.2% FCEV 2025

시장 점유율은 2024년 29.8%에서 지난해 42.9%로 13.1%포인트 높였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선도한 배경에는 그룹 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현대제철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의 코크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G)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제철의 수소 생산 능력은 연간 3500톤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앞서 수소 생산량을 2024년에 연간 2만톤, 2030년 10만톤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 바 있다.

2024년 목표였던 연간 2만톤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 데이터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

다만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 업종별 국내 수소 생산량을 살펴보면 철강사의 2024년 수소 생산량은 4759톤으로 현대제철의 수소 생산량도 목표치에 근접하지 못함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충전 인프라 부족과 공급망 불안 등 구조적 제약이 이어지며 수소차 확산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수소차가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차세대 기술로서 수소차 개발은 해야 겠지만, 수소차 상용화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연구개발(R&D)을 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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