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터뷰

산업 AI가 제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제조 인프라 AX 이끄는 원프레딕트

성민석 원프레딕트 부사장 인터뷰 국가 산업 주권을 결정짓는 필수 인프라로 진화한 산업 AI 원프레딕트, 전통적 제조 공정의 병목 현상을 타개할 맞춤형 솔루션 제시

산업 | 김나연  기자 |입력
원프레딕트 성민석 부사장 | 사진 = 원프레딕트 제공
원프레딕트 성민석 부사장 | 사진 = 원프레딕트 제공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공장의 심장부에 놓인 핵심 설비가 멈춰서는 순간, 경제적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핵심 설비가 단 하루만 가동을 중단해도 수억원이 증발하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설비 고장 사후 대처의 비효율성에 있다. 산업 현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고숙련 노동자 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 고장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하는 데만 꼬박 2주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원프레딕트는 바로 이와 같은 제조 현장의 병목 지점에서 산업 AI의 출발점을 찾는다. 설비에 문제가 생기기 전 AI가 선제적으로 이상 징후를 진단하고 원인과 조치 방향을 도출해 내면, 인간은 그 판단을 검토하고 실행하는 의사결정자로 역할이 진화한다는 것이다. 

원프레딕트는 공장 내에서 벌어지는 근본적 변화가 국가 산업 주권의 명운이 걸린 중대 사안으로 바라봤다. 성민석 원프레딕트 부사장은 "미래의 국가 제조 경쟁력은 결국 그 국가가 어떤 산업 AI를 적용하였느냐에 따라 갈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장의 판단이 AI로 넘어가는 순간

성민석 부사장은 원프레딕트가 정의하는 산업 AI의 본질은 공장을 실질적으로 가동하는 판단의 중심축이 인간의 직관이나 정해진 룰(규칙)에서 AI로 이동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AI 전환(AX)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중들은 ‘다크 팩토리’, 즉 사람 없이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완전 자동화 공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겉으로 보이는 물리적 자동화가 아니라, 이면의 의사결정 과정이 혁신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사람이 설계한 기준만 따르는 기존 공장의 제어 방식은 선제적 대응이 불가능하다. 엔지니어가 설정한 '온도 100도 초과 시 경고'라는 규칙에 도달해야만 기계가 반응하는 식으로 동작하기 때문이다. 정작 경고음이 울린 시점에는 이미 문제가 발생한 상태라는 것이다. 

반면 산업 AI가 판단의 주도권을 쥐면 상황은 역전된다. 설비 온도가 정상 범주에 머물러 있어도, AI는 온도 이외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고를 내놓고, 구체적인 처방전도 제시한다. 

고장 난 뒤에야 울리는 알람 시계에서, 병을 미리 예측하고 치료하는 주치의로 시스템의 역할 자체가 바뀐 것이다. 이제는 AI가 운영 판단의 중심에 서는 순간부터 공장의 태생적 성격과 효율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성민석 부사장은 "중요한 건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판단 구조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며 "AI가 24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를 감지하고 조치 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구조로 넘어가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람이 촘촘하게 기준을 설계하고 시스템은 그 테두리 안에서만 수동적으로 작동하던 시대를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AI가 운영 판단의 중심에 서는 순간부터 공장의 태생적 성격과 효율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변화의 진원지가 겉으로 보이는 모니터 화면에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일례로 가상의 공장을 그대로 구현해 띄우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인공지능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진짜 변화는 AI가 도출해 낸 냉철한 진단 결과가 경영진의 운영 회의 테이블 위에 정식 안건으로 올라오고, 그 결론이 실제 현장의 의사결정과 즉각적인 실행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시작된다. 성민석 부사장은 "화려한 대시보드를 만들어 띄워놓는다고 AX가 완성되는 게 아니다"라며 "운영 회의 테이블에 AI가 낸 결론이 올라와 실행까지 이어져야 실질적인 변화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이 차이는 현장에서 숫자로 드러난다. 과거에는 공장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전문 수리 인력을 현장으로 부르는 데만 2주가 걸렸다. 현장에 도착한 전문가가 고장을 확인하고,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고, 조치안을 만드는 데 추가로 시간이 들었다.

하지만 원프레딕트는 이제 AI가 고장 직후 어떤 문제인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담은 진단 레포트를 먼저 내놓는 구조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전문 인력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그 레포트를 보고 처방을 확인해줄 수 있다. 성민석 부사장은 산업 AI가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공장이 멈춰 서 있는 시간을 줄이는 운영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조 패권의 핵심은 산업 AI

현장의 이러한 변화는 더 이상 개별 공장의 효율화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승리 공식은 명확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제품을 압도적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 공식이 무조건 통하던 황금기는 지났다. 세계적으로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우세해지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 모두 제조업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극한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공급망의 다양성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거대한 판이 흔들리는 가운데, 글로벌 강국들이 공통으로 꺼내 든 전략적 무기가 바로 산업 AI라는 것이 원프레딕트의 진단이다.

한국은 새롭게 재편되는 이 글로벌 판 위에서 민감한 위치에 서 있다. 제조업이 국가 GDP의 거대한 축을 지탱하는 경제 구조상, 제조 경쟁력의 둔화는 곧 한국의 국가 경쟁력의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성민석 부사장은 이 지점에서 제조 경쟁력 확보를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핵심 아젠다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제품을 빠르고 싸게 만들어서 파는 국가였지만, 해외 강대국들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며 "이들이 제조업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공통으로 꺼내 든 무기가 바로 산업 AI"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한국 제조업을 지탱했던 '빠르게, 싸게'의 공식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산업 AI는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한국 제조 경쟁력의 문법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어떤 산업 AI를 적용했느냐가 국가 명운을 가른다

산업 AI를 둘러싼 경쟁은 이미 산업 주권의 문제로 번졌다. 어느 나라의 산업 AI가 핵심 제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장악하느냐를 두고 겨루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성민석 부사장은 AI 도입을 개별 솔루션 도입의 차원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의 두뇌를 어디에 맡기느냐의 문제라고 봤다.

이 문제의식은 한국 산업 현장의 특수한 현실과도 맞물린다. 성민석 부사장은 한국에서 AI를 먼저 도입하는 고객이 주로 대기업과 공기업인데, 이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내부 데이터가 외부 클라우드로 반출되는 것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성민석 부사장은 한국 제조업은 철저한 보안과 폐쇄망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결국 기업 내부 서버에 직접 설치해 주는 온프레미스 방식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프레딕트는 한국 제조업의 특성을 사업 전략과 연결하고 있다. 보안과 폐쇄망 요구가 강한 한국 제조 현장에서는 산업 AI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공장 운영의 두뇌를 누가 쥐느냐와 직결되는 산업 주권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원프레딕트는 산업 AI를 특정 제조 공정을 조금 더 정교하게 제어하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공장 운영의 핵심 판단 구조를 바꾸고 국가 제조 경쟁력의 기반을 다시 짜는 인프라로 규정한다. 성민석 부사장은 “제조 경쟁력의 약화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아젠다 중 하나”라며 “산업 AI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고 가져가느냐가 결국 국가 제조업의 기초 체력 유지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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