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기체 인증을 완료하지 않은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가 시범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수년이 걸리는 기체 정식 인증을 완료하기 전에도 실제 노선에서 비행 테스트를 허용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생태계 구축 시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첨단항공교통 및 전기 수직이착륙기 통합 시범 프로그램'에 총 8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미국 내 26개 주에서 3년간 대규모 시험 운항을 시작한다. 이번 사업 공모에는 총 30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최종 심사를 거쳐 ▵아처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 ▵베타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 ▵조비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위스크(Wisk) ▵일렉트라(Electra) 등이 시범운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범사업의 가장 큰 함의는 규제 우회 경로를 열어준 데 있다. 그동안 eVTOL 기업들은 FAA의 신규 기체 인증에 수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어야 했다. 하지만 정식 인증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실제 운항을 전격 허용하면서 상용화의 최대 병목 현상이 해소됐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차세대 항공 산업 주도권을 잡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의 단독 참여를 금지하고 주정부 등 지역 행정 주체와 협력을 의무화한 점도 핵심이다. 기체 개발과 동시에 이착륙장 등 필수 지역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일례로 뉴욕·뉴저지 항만청은 맨해튼 헬리포트를 기반으로 12개 운영 개념을 시험한다. 텍사스 교통부는 댈러스·오스틴·샌안토니오를 잇고 향후 휴스턴까지 확장하는 광역 에어택시 네트워크를 설계한다.
실증 대상은 단순 여객 운송에 그치지 않는다. 화물 물류와 무인 자율비행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검증한다. 펜실베이니아 교통부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는 총 13개 주를 하나로 묶어 과거의 지역 간 단거리 항공 노선망을 재건한다. 베타 테크놀로지스와 엘로이 에어는 멕시코만 일대 에너지 산업 거점을 오가며 화물과 인력을 직접 실어 나르는 시범 주행을 시행한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시 역시 릴라이어블 로보틱스와 손잡고 자율비행 기술을 점검한다. 크리스 로슈로 FAA 부청장은 신형 기체들을 기존 국가공역체계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편입할 실질적인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제도적 지원으로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상장 eVTOL 기업들의 사업 가시성이 매우 뚜렷해졌다.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 지출 기간이 줄어들고 수익 창출 시점이 앞당겨진다는 논리가 시장에 즉각 작용했다. 카일 클라크 베타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체 운항 시점을 예상보다 1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날 베타 테크놀로지스 주가는 11.94% 급등했고, 아처 에비에이션과 조비 에비에이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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