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하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하며 대외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찾아 골몰 중이다. 산업계에서는 유류세 인하 등의 지원책 조기 시행을 바라는 눈치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은 지난 주말부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와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에 의하면 지난 6일 기준 두바이유는 100.42달러, 브렌트유는 92.69달러, 서부텍사스유 90.90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초고유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초고유가, 韓 산업계 전방위 압박
고유가에 가장 민감하고 반응하는 곳은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한화토탈에너지스와 한화솔루션 등 석화 계열사를 지녀 그룹 차원에서 원료 수급과 공장별 가동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는 이란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긴급회의를 열며 정부 정책에 긴밀히 협조하고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GS그룹도 허태수 회장을 중심으로 고위 임원진이 사태 추이를 살펴보고 있으며, 그룹 정유 계열사인 GS칼텍스는 비축유 활용과 원유 수송 우회 경로 확보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경비에서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 및 해운업계도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중에서 항공유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30%를 차지해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유가 헤지 비율을 확대하는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 헤지란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원유를 매매하는 위험 관리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연간 예상 유류 소비량의 최대 50%에 대해 유가 헤지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유가 동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유류할증료 적용에 따른 해운물류비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가 유류할증료 부과를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는 선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본 운임에 더해 추가로 부과하는 금액이다.
배진영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모든 산업 분야가 석유를 사용한다. 석유화학 업계는 물론이고 반도체, 자동차 등 에너지를 쓰지 않으면 제품을 만들지 못하기에 (고유가 흐름이)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유업계에서는 정부에 유류세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수입해 오는 원유는 어차피 비싼 상황이어서 (정부에서) 유류세 인하를 통합 접근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류세 인하는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추가 인하 조치에 나설 수 있는 직접적인 유가 관리 정책 수단이다.
이 대통령, "유류세 인하폭 확대, 유류 소비자 직접 지원 등 검토"
이날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지역 위기가 심화되면서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회의 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 등 유류가 상승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폭넓게 세밀히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실장은 현재 한국이 비축한 석유량은 1억9000만 배럴로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중동 상황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산유국과 공동 비축한 물량인 2000만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으며,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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