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달면 다 된다더니"…수익률 하위 10개 중 7개가 '미국 AI ETF'

증권 | 김나연  기자 |입력

수익률 하위 1위 TIGER 미국AI소프트웨어, 2위는 RISE 글로벌게임테크 하위 10개 중 7개가 미국 기술 테마…1~5위 싹쓸이 팔란티어·세일즈포스 등 핵심 대형주 편입 겹치며 연쇄 타격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AI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ETF들이 최근 3개월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기술주 시장에서 시작된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위기론'이 확산되며 관련 테마를 추종하는 국내 상품들 역시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기준 최근 3개월간 국내 상장 ETF 수익률 하위 10개 중 7개가 미국 기술 테마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차지했다. TIGER 미국AI소프트웨어TOP4Plus가 22.28%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뒤를 이어 △RISE 글로벌게임테크TOP3Plus(-21.39%) △미국AI소프트웨어(-19.59%) △TIGER 글로벌AI사이버보안(-19.04%) △KODEX 미국AI소프트웨어TOP10(-18.31%)이 큰 낙폭을 기록했다.

수익률 하위 8, 9위에도 PLUS 미국AI에이전트(-17.09%)와 TIGER 글로벌클라우드컴퓨팅INDXX(-16.26%)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상품은 겉보기엔 테마가 다르지만 실제 투자 바구니를 열어보면 구성종목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각 운용사 공시에 따르면 수익률 하위 10위에 든 AI 기술 테마형 ETF들은 크게 팔란티어 집중형, 기업용 소프트웨어(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구독형 보안(크라우드스트라이크), 클라우드(줌·드롭박스) 등으로 나뉜다.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 앱러빈은 7개 ETF 중 4개 상품의 상위 10대 보유 종목에 공통으로 들어갔다. 팔란티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역시 각각 3개 상품 상단에 중복 편입됐다.

이처럼 여러 상품 상단에 중복 편입된 핵심 대형주들이 일제히 무너진 것이 ETF 동반 추락으로 이어졌다. 최근 3개월 사이 팔란티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각각 22.9%, 20.9% 급락했다. 세일즈포스 역시 지난해 11월 말 대비 올해 2월 말 기준 19.6%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대형주 연쇄 급락의 이면에는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의 수익 모델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자동화 도구인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의 산업별 플러그인을 무료로 배포한 것이 방아쇠가 됐다. 이후 기업들이 비싼 돈을 주고 외부 소프트웨어를 사는 대신, AI를 구독해 자체적으로 사내 맞춤형 앱을 만들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핵심 수익원인 이용자 수가 줄어들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미국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를 일제히 끌어내린 것이다.

다만 SaaS 기업들은 투자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과잉 반응했다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 박스(Box)의 애런 레비 CEO는 기업 고객들은 데이터 보안과 책임 소재 문제 때문에 여전히 검증된 외부 업체를 선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SaaS 업계의 이 같은 반론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다가오는 1분기 실적 발표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AI 도입이 실제 추가 매출로 이어지는지, 기존 고객 유지율과 전체 이용자 수 성장이 꺾였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한편 기술주 테마가 아닌 상품들도 일부 수익률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강세일 때 수익을 내는 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17.87%)은 6위에 올랐다. AI 발달로 인도의 IT 하청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RISE 인도디지털성장(-17.23%)은 7위를 기록했다. 10위는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14.42%)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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