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Roundhill)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을 제도권 증시로 소환한다. 이번에 구상한 상장지수펀드(ETF)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리는 초고위험 구조다.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의 원리를 ETF에 접목한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17일(현지시간) 라운드힐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방 선거 결과에 연동된 ETF 6종의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상품명은 ▲라운드힐 민주당 대통령 ETF(Roundhill Democratic President ETF) ▲라운드힐 공화당 대통령 ETF(Roundhill Republican President ETF) ▲라운드힐 민주당 상원 ETF(Roundhill Democratic Senate ETF) ▲라운드힐 공화당 상원 ETF(Roundhill Republican Senate ETF) ▲라운드힐 민주당 하원 ETF(Roundhill Democratic House ETF) ▲라운드힐 공화당 하원 ETF(Roundhill Republican House ETF)다.
이들 상품은 '이벤트 계약'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작동한다. 특정 정당의 승리 여부를 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0달러에서 1달러 사이에서 계약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지목된 결과가 현실화하면 계약은 1달러로 정산되고, 빗나갈 경우 0달러로 사실상 전액 손실 처리된다.
이는 '당첨금 1달러짜리 복권'을 사고파는 것과 같은 형태를 띤다. ETF의 가격은 곧 시장이 점치는 '당선 확률'이 된다. 만약 시장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을 반반(50%)으로 본다면, 나중에 받을 1달러의 절반 가치인 0.50달러에 거래가 체결된다. 당선이 유력해질수록 가격은 1달러(100%)를 향해 오르고, 패색이 짙어지면 0달러(0%)로 곤두박질치는 구조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리스크는 극단적이다. 선거 결과가 확정되는 순간 ETF 가치는 두 배로 뛰거나 0원으로 수렴하는 '모 아니면 도' 식의 수익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 ETF들이 일회성으로 청산되지 않고 영구적으로 존속된다는 것이다. 2028년 대선 결과가 나오면 관련 ETF는 곧바로 2032년 대선 계약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한다. 이때 패배한 정당의 ETF는 가치가 폭락하므로 다음 선거 주기에 맞춰 주식 병합을 거쳐 명맥을 이어간다. 승리한 정당의 ETF는 병합 없이 이월된다.
이번 상품 출시는 최근 급성장하는 예측 시장의 인기를 제도권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예측 시장은 각종 사회·정치 이슈를 두고 천문학적인 자금이 오가는 대규모 시장으로 자리잡혀 있다. 라운드힐의 대통령 ETF 출시는 그간 제도권 금융 밖에 있던 베팅 수요를 누구나 접근 가능한 ETF라는 그릇에 담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SEC 승인 여부에 따라 정치 테마 투자가 단순 수혜주 찾기를 넘어 '결과 베팅'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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