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2023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개정 후에도 부담금 산정이 이뤄지지 않은 건 제도에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집행불능 법률로 주택공급을 비롯한 민생 주거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박선용 대구 범어우방1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장)
“재건축은 국가 주택 공급 정책의 핵심 축입니다. 재초환으로 재건축이 멈추면 공급도 중단됩니다.” (류완희 전국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연대 공동대표)
전국 80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원으로 이뤄진 전국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연대(이하 전재연)가 재초환을 ‘이재명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정책’으로 꼽으며 폐지를 촉구했다. 부담금 산정 기준 등 핵심 조항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으로 책정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전재연은 서울 강남 세텍(SETEC) 컨벤션센터에서 정부와 국회에 재초환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재초환이 폐지돼야 주택 공급이 활성화돼 현 정부가 추진하는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이익분의 최대 절반을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 “주택공급 막고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화 기여 못 한다”
전재연이 재초환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및 집값 안정화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부담금 산정 기준도 현실과 동떨어져 많은 구성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재연 회원사로 등록된 곳은 총 80여 곳이다. 이들이 재건축 사업을 수행하면 전국에 3만 3127가구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고 전재연은 주장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최대 61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서울 전 지역에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면서까지 추진하는 ‘집값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선 재초환 폐지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박 조합장은 “재초환제가 처음 만들어진 2006년 당시에는 재건축 시장 과열로 주택 가격이 폭등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고금리·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재건축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폐지 촉구 이유를 밝혔다.
이미희 전재연 공동대표(성수장미아파트 조합장)는 “재초환을 우려한 전국 재건축 단지들이 정부에 이의신청을 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발의된 ‘재초환 폐지안’에 5만 2000명이 전자 청원 동의 의사를 표했다”고 언급했다.

◆ 재초환 부담금, 부과율 상한선 50%·사업 초반 ‘조합설립인가일’ 기준 책정
부담금 기준 산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재초환은 개발이익환수법을 모법으로 만들어졌지만, 부과율 등은 훨씬 높게 적용돼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환수법에 따른 부과율은 상한선이 20%지만, 재초환법은 50%다.
개발비용 인정 범위도 논란이다. 재초환 부담금은 초과이익에서 정상 주택가격의 상승분과 개발비용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이때 기부채납 재산 비용, 조합원 이주비 이자 및 임대료, 금융비용도 개발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전재연 설명이다. 올해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 ‘래미안 트리니원’ 초과이익 부담금은 가구당 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서민에 지나치게 과도한 세금을 매긴다는 비판도 일었다. 재초환 초과이익 부담금은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만 해도 세금을 내야 한다.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한 주민은 부담금 등 여러 비용적인 면 때문에 재건축 추진에 섣불리 나설 수 없게 된다. 재건축으로 지어진 신축 아파트를 팔아도 시세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중복으로 내야 한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재초환의 모법인 개발이익환수법은 부담금 기준일이 사업이 확정된 ‘사업시행인가일’을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재초환법은 사업 초기 단계인 ‘조합설립인가일’을 기준으로 삼아 부담금을 과도하게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주임교수는 “개시 시점은 낮은 공시가로, 종료 시점은 높은 시가로 산정해 형평성 문제가 크다”며 “위헌 소지도 있다”고 발언했다.
전재연은 정부에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이 공동대표는 “재초환법은 2006년 제정 후 정상적으로 작동한 적이 없는 모순된 법”이라며 “국회가 재초환법 폐지 심사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한 것은 국민의 고통을 방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박 조합장은 “지방 건설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서라도 재초환은 폐지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은하 마포구의원은 “오늘 청취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국회와 여당에 전달해 제도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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