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스텝 꼬인 프리 IPO, 이재명 직격에 LS 발목 잡혔다 [중복상장 후폭풍]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상장 방패 삼았던 FI, 이재명 대통령 직격에 부메랑 시작은 계엄 직후 프리 IPO, 의문에 침묵하는 LS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LS그룹 에식스솔루션즈 기업공개(IPO) 무산으로 프리 IPO의 타이밍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쉽지 않은 IPO 조건을 걸고 단행한 투자 유치가 이재명 정부 중복 상장의 벽에서 돌아설 퇴로를 스스로 차단한 결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 거꾸로 뒤집힌 프리 IPO 칼날, 계엄 때부터 '서늘'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해 1월 미래에셋-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2억달러(29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 적격 상장 (Q-IPO) 조건을 끼워 판 프리 IPO였다. IPO 키를 약 20% 지분을 지닌 재무적 투자자(FI)에 넘긴 셈이다.

LS는 FI 사전 동의권 등을 근거 삼아 FI를 방패로 활용했다. IPO 이외 길이 없다며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요구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원천 봉쇄했다.

해당 주장은 현재 LS가 떠안을 막대한 부담을 증명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성장 재원이었던 FI 투자금은 현재 재무적 압박으로 전환됐다. 투자자와의 이해관계 조정, 엑시트 경로 마련, 추가 성장 자금 유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의문을 키우는 지점은 프리 IPO 자체보다 그 시점이다. 지난해 1월은 계엄 직후였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대내외 지정학 리스크가 증시를 눌렀다.

IPO 시장도 다르지 않았다. 2024년 12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롯데글로벌로지와 DN솔루션즈 같은 대형사가 증권신고서 제출을 최대한 미뤘다. 이들은 3월에야 신고를 냈는데도 줄줄이 상장 실패라는 고배를 마셨다. 두 종목 모두 에식스솔루션즈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에 참여했다.

이때 LS그룹은 앞선 LS이링크 등 계열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중복상장 반감을 이미 확인한 상태였다. 상장 정당성이나 몸값 등 어느 것 하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LS는 에식스솔루션즈 프리 IPO를 강행했다.

이는 에식스솔루션즈와 비슷한 시기 상장 행보를 밟은 케이뱅크와 대비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4년 10월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낮은 몸값을 확인한 뒤 공모를 철회했다. 직후 공모 구조를 정비해 곧장 재상장을 시도하려 했지만 계엄 국면과 맞물려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 경영권 불안과 맞물린 ‘몸집 불리기’ 의구심, LS는 침묵

이 결정 배경에는 구자은 LS 회장의 개인적 불안감이 일부 작용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호반그룹과의 갈등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의사결정 환경이 극도로 불안정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한 호반그룹은 경쟁사인 LS전선을 핵심 계열사로 둔 LS그룹과 치열하게 다퉜다. 인재와 기술, 특허 등을 둘러싼 양측 갈등으로 압수수색과 법정 소송까지 이어졌다.

법정에서는 LS그룹이 호반그룹에 우위를 점했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승리했다. 2022년 9월 1심에서 4억9000만원이었던 배상금도 지난해 3월 2심에서 15억원으로 확대했다.

이 시기 주요 교전 지대가 사업 영역에서 자본시장으로 전환했다. 호반그룹은 상고를 포기하고 대신 LS 지분 매입에 나섰다. 호반그룹은 2심 선고 직전인 지난해 2월부터 LS 그룹 주식을 장내 매수하기 시작해 3월 지분율 3%를 넘겼다.

이는 LS그룹 경영과 지배구조 개편 등에 소액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상법상 지분율 3% 이상 주주는 회사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주주총회 소집 등을 청구할 수 있다.

호반그룹의 LS 지분 매입이 예상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 호반그룹은 대한전선 인수 직후였던 2022년에도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매수에 나섰다. 지난해 지분율이 최대주주를 바짝 추격할 정도로 치솟자 백기사를 활용한 방어 전선이 구축됐다. LS 역시 지분율 위협 이후 한진칼과 지분 동맹을 맺어 대응했다.

구자은 LS 회장은 그렇잖아도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이 불안한 상황이었다. 현재까지 구 회장 지분은 3.63%에 불과하다. 수십명에 달하는 친인척 지분을 모두 끌어 모아도 32.12% 뿐이다. 이사회 특별 결의 저지선인 33%를 밑돈다.

상장으로 계열사 몸집을 불리면 장기적으로 성장 과실을 나눠 모회사 할인이 발생해도 당장은 그룹 외형이 부푼다. 외부 세력이 공격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금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여러 의문점을 낳는 투자 유치 시점과 관련해 LS는 침묵 모드다. LS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 IPO 여건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프리 IPO를 유치한 배경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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