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 ETF가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하며 K-조선 투자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ETF는 1월 16일 기준으로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조선업 호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확신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국내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는 와중에도 조선 섹터만큼은 탄탄한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 2024년 10월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당시부터 국내 조선업의 부활과 함께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는 컨셉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표 조선 3사에 대한 비중을 높여 산업 전반의 성장을 그대로 향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놀라운 점은 성장 속도다. 상장 후 불과 1년 3개월(약 15개월) 만에 순자산 1조원이라는 거대한 성과를 달성했다. 통상적으로 테마형 ETF가 1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그만큼 시장에서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방증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현재(1월 19일 기준) 이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1조715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 3파전 SOL vs TIGER vs KODEX
국내 조선업에 투자하는 ETF 시장은 3파전 양상이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것은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다. 2023년 10월 5일 가장 먼저 상장된 이 상품은 현재 약 2조765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발 주자로서 조선업 턴어라운드 초기에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며 시장의 대표 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 뒤를 맹추격하는 것이 앞서 언급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이다. 2024년 10월 22일 상장되어 약 1년 늦게 출발했지만, 'TOP10'이라는 직관적인 컨셉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1조원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가장 최근에 참전한 주자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조선TOP10'이다. 이 상품은 2025년 10월 28일에 상장된 신생 ETF로,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해 트랙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현재 순자산은 약 1084억원 수준으로 앞선 두 ETF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삼성자산운용의 운용 노하우와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차이점은 '비용'이다. 후발 주자인 TIGER 조선TOP10은 총보수 연 0.35%를 내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반면 먼저 상장된 SOL 조선TOP3플러스와 가장 늦게 나온 KODEX K조선TOP10은 모두 총보수가 연 0.45%다. 장기 투자를 고려하는 연금 투자자들에게는 0.1%포인트의 보수 차이가 ETF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 국내 조선 ETF가 파죽시세로 성장하는 배경은?
국내 조선 ETF들이 이처럼 파죽지세로 성장하는 배경에는 '슈퍼사이클'이라 불리는 구조적인 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향후 3~4년 치 일감을 모두 채워놓은 상태다. 과거 저가 수주 물량을 대부분 털어내고, 이제는 제값을 받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도크(Dock)를 채우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 구간에 진입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미국발 훈풍'이 강력한 모멘텀이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기조와 맞물려,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국내 조선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속에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조선사들이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은 기술 격차를 벌릴 기회다. 노후화된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다. LNG 추진선이나 암모니아 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한국은 중국 따돌리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한 물량 싸움이 아니라 기술 싸움이 된 현재의 조선업 판도는 한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실적의 질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매출은 늘어도 적자를 보는 '빛 좋은 개살구'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선가(배 가격) 자체가 많이 올랐다. 후판 가격 등 원가 부담은 안정화되는 반면, 배 가격인 신조선가는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팔면 팔수록 이익이 많이 남는 구조가 완성됐다. HD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주요 조선사들이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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