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리부트] 생존 기로에 선 독립계 VC…기업 LP 세제 혜택이 '생존 열쇠'

증권 | 심두보 김나연  기자 |입력

독립계 VC, 자금 조달 겨울 보내고 있어 ‘피투자 기업→성장→VC에 출자’ 이상적 선순환 과감한 세제 혜택으로 선순환 돌아가게 해야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나연 기자| 중소형 독립계 벤처캐피털(VC)이 혹독한 자금 조달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일반 기업의 LP(유한책임사원) 출자에 대한 과감한 세제 혜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국내 VC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VC는 은행과 증권사의 자금을, 대기업 CVC는 모기업의 곳간을 활용해 펀드를 결성한다. 그리고 오랜 업력의 대형 VC는 연기금·공제회 등 주요 공적 LP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꾸준히 확보해오고 있다.

반면, 이러한 배경이 없는 독립계 VC는 펀드 결성의 첫 단추 꿰기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가장 큰 장벽은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등 정책 자금의 출자 사업 구조에서 발생한다. 주요 정책 출자 사업은 위탁운용사(GP) 선정 시 '출자 확약서(LoC)' 확보 여부에 가점을 부여하거나, 아예 필수 조건으로 내건다. 즉, 민간 자금을 먼저 구해와야 정부 돈을 태워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독립계 VC는 구조적인 불리함에 직면하게 된다. 계열사로부터 LoC를 끊어올 수 있는 대기업·금융지주 계열 VC와 달리, 독립계 VC는 민간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와 증시 호조 속에서 수십억원을 벤처펀드에 묻어두려는 민간 기업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독립계 VC들이 기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선순환 구조'다. 과거 자신들이 투자해 성공한 기업들이 다시 후배 스타트업을 위해 LP로 참여해 주는 그림이다. 성공한 벤처 기업은 현금 흐름이 좋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아무리 성공한 기업이라도 벤처펀드 출자는 재무 담당자(CFO)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벤처펀드는 통상 7~8년, 길게는 10년 이상 자금이 묶인다. 환금성이 극도로 낮은 자산에 거액을 묶어두는 것은 기업 경영상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취지는 좋지만, 당장 유동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출자할 명분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단순히 '후배 양성'이라는 명분만으로는 이사회와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VC 업계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 바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다.

일반 법인이 벤처펀드에 LP로 출자할 경우, 투자 금액의 일정 비율을 법인세에서 공제해주거나, 향후 발생할 수익에 대해 과세 시점을 이연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자금 경색 리스크를 상쇄할 확실한 '당근'이 된다.

현재 개인 투자자나 CVC에 대해서는 일부 세제 지원이 존재하지만, 일반 법인이 단순 LP로 참여할 때의 혜택은 미미하다. 벤처투자를 R&D(연구개발)의 연장선으로 해석하여, 기업이 외부 VC에 자금을 맡겨 간접적으로 신기술을 탐색하는 행위에도 R&D 세액공제에 준하는 혜택을 줘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등 선진 벤처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벤처펀드 출자가 활발하다. 이는 단순히 수익률 때문만이 아니라, M&A 대상을 탐색하고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세제 및 제도적 뒷받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민간 모펀드 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세제 유인책 없이는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현재 정부는 "모험 자본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정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민간 자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현재의 정책 자금 매칭 구조는 민간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정부 자금도 집행되지 않는 '동맥경화' 상태를 유발하고 있다.

독립계 VC의 한 대표는 "좋은 트랙레코드(투자 실적)를 가진 하우스라도 LoC를 구하지 못해 펀드 결성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공급 중단으로 이어져 국가적인 혁신 동력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