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만에 1500억 돌파’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의 인기 비결은?

증권 | 심두보  기자 |입력

CES 2026 '피지컬 AI' 열풍 증명…수혜주 15종목 집중 비상장 시장에서도 휴머노이드로 몰리는 자금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1월 6일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ETF가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후 불과 7영업일 만인 1월 14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15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인 테마형 ETF의 초기 자금 유입 속도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방증한다.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CES 2026의 핵심 화두로 '피지컬 AI(Physical AI)'가 제시되면서, AI가 가상 공간을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갖게 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는 '상용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한국 기업들이 가진 '제조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안정적인 제조 인프라와 부품 공급망을 갖춘 한국이 글로벌 파트너로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핵심 로봇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 '무늬만 로봇'은 뺐다… 순수 밸류체인 15종목 집중

이 ETF의 가장 큰 특징은 포트폴리오의 '순수성’이다. 기존 로봇 관련 ETF들이 로봇 매출 비중이 낮은 거대 IT 기업이나 통신사 등을 포함해 테마의 색채가 희석되었던 것과 달리, 이 ETF는 로봇 산업과 직결된 기업만을 선별했다. 기초지수인 'KEDI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지수'를 추종하며,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핵심 15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1월 14일 기준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이 기업은 국내 휴머노이드 기술의 정점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뒤를 이어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두산로보틱스가 포진해 있다. 이들은 완제품 제조 능력을 갖춘 기업들로, 산업 성장의 과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부품 기업들의 비중도 상당하다.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감속기와 액추에이터를 제조하는 에스피지, 로보티즈, 하이젠알앤엠 등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원가의 절반 이상이 이러한 구동 부품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부품사의 실적 성장은 필연적이다. 이외에도 로봇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통합을 담당하는 현대오토에버, LG CNS 등이 포함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형을 맞췄다.

이처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이유는 명확하다. 산업 초기 단계에서는 테마의 성장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순수 수혜주(Pure Play)'의 주가 탄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종의 비중을 최대 6%로 제한하는 캡(Cap)을 씌웠다. 이는 범용 AI 소프트웨어 기업보다는, 로봇을 실제로 만들고 움직이게 하는 하드웨어 및 로봇 전용 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또한 15개라는 소수 정예 종목에 집중함으로써 분산 투자 효과보다는 '압축 투자' 효과를 노렸다. 이는 시장 성장의 수혜를 희석시키지 않고 온전히 누리겠다는 의도다. 향후 유망한 로봇 기업이 신규 상장할 경우 특례 편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리밸런싱하며 산업의 변화를 발 빠르게 반영할 계획이다.

● '뇌'를 가진 로봇, 전 세계가 주목하는 피지컬 AI

'피지컬 AI'는 말 그대로 신체(Physical)를 가진 인공지능을 뜻한다. 지금까지의 AI가 챗GPT처럼 모니터 속에서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두뇌 역할에 그쳤다면, 피지컬 AI는 그 두뇌를 탑재한 로봇이 물리적 세계에서 직접 걷고, 물건을 나르고,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이 키워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AI 혁명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로 전이되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의 기저에는 심각한 '노동력 부족'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감이 깔려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제조 현장의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의 공장 환경을 뜯어고치지 않고도 인간의 도구와 작업 공간을 그대로 공유하며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경제적 타당성 또한 확보되고 있다. 과거에는 로봇 한 대를 만드는 데 수억원이 들었지만, 기술 발전과 대량 생산 체계 구축으로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가격이 향후 자동차보다 저렴해질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주창한 '프로젝트 그루트(GR00t)'는 이러한 흐름에 불을 지폈다. 엔비디아는 로봇 훈련을 위한 AI 플랫폼을 제공하며 전 세계 로봇 개발사들을 자신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PC 시대의 윈도우, 모바일 시대의 안드로이드처럼, 로봇 시대의 운영체제 패권을 쥐겠다는 야심이다.

결국 피지컬 AI는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중국 등 강대국들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이유다. 투자자들은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어 등장한 이 새로운 플랫폼이 가져올 막대한 부가가치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비상장 시장도 '후끈', 돈 몰리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ETF 시장뿐만 아니라, 비상장 기업 시장에서도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분야는 투자 유치 0순위다. 아직 상장하지 않은 유망 스타트업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자본의 경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망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의 지분을 쓸어 담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제프 베이조스 등 기라성 같은 투자자들이 피규어 AI(Figure AI)와 같은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들은 단순히 재무적 수익을 노리는 것을 넘어, 자사의 AI 모델을 로봇에 탑재해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1X나 앱트로닉 같은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상용화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

한국 시장 역시 뜨겁다. 정부는 2030년까지 로봇 시장 규모를 2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자체 로봇 개발뿐만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며, 제2의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모터 등 로봇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 양산 능력까지 갖춘 세계적으로 드문 나라다. 이러한 '풀스택(Full Stack)' 역량을 높이 산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로봇 스타트업들은 대기업의 양산 노하우와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ETF의 잠재적 편입 후보군이 풍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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