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법원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는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적용된 결과다. 법원은 혐의에 대한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MBK파트너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였던 수장(首長)의 즉각적인 구속 사태는 모면하게 되었다.
이번 결정의 가장 큰 의미는 '키맨 리스크(Key Man Risk)'의 단기적 해소다. 사모펀드(PEF)의 의사결정 구조는 소수의 핵심 임원에게 집중되어 있어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는 펀드 운용과 대형 M&A 추진에 치명적이다. 구속을 피함으로써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 집행과 전략 수립 등 '컨트롤 타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전한 상태다.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은 75년간 이어져 온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최윤범 회장 측)와 영풍의 장씨 일가(장형진 고문 측) 간 '한 지붕 두 가족' 공동 경영 체제의 균열이다. 신사업 투자와 경영 방침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양측의 갈등은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으면서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영풍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의 절반 이상을 MBK파트너스에 넘기고 경영권을 일임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경영권 획득을 위한 '연합군'을 결성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곧바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이에 맞서 최윤범 회장 측은 우군 확보와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로 방어에 나섰고, 양측은 주당 매수가격을 경쟁적으로 인상하며 '쩐의 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유통 물량이 마르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되었으나, 공개매수 종료 시점까지 어느 쪽도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팽팽한 대치 상황이 연출되었다.
공개매수 이후,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했던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분쟁의 새로운 변곡점이 되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승부수였으나 금융당국의 제동과 주주 가치 훼손 논란으로 인해 결국 자진 철회되면서, 최 회장 측은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 되었다. MBK파트너스는 이를 기점으로 현 경영진의 거버넌스 문제를 집중 공격하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고, 법적 공방과 상호 비방전의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이번 분쟁은 미국 '프로젝트 크루시블(Project Crucible)'을 매개로 한 글로벌 연대 전선으로도 확장되었다. 최윤범 회장 측은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크루시블 JV'의 파트너십 구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미국 내 사업 파트너와 이해관계자들을 경영권 방어를 위한 강력한 우호 세력으로 포섭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는 미 국방부의 핵심 광물 공급망 안보 기조와 맞물려 MBK파트너스 측이 섣불리 사업 방향을 수정하거나 경영진을 교체하기 어렵게 만드는 '지정학적 방어막'으로 작용하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