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현대테라타워, 이중 악재로 '몸살'...상가 미분양 · 하자 소송에 현장 '살얼음'

건설·부동산 |김종현 기자|입력

현대엔지니어링, 현대테라타워 수분양자와 ‘건물 하자보수’ 소송전 직장인 한창 방문해야 할 점심시간에도 상가 곳곳 ‘텅텅’ 상가 미분양률 70% 넘어…하자보수 소송까지 이중고 현대엔지니어링, 분양 직접 책임 부인…수분양자 소송은 진행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이곳 분위기는 심각해요. 수분양자와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간 건물 하자보수 소송도 걸려 있고 상가 분양률도 30%를 못 넘기고 있으니 속만 태울 뿐이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이전을 고민해야 할 판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경기 오산 현대테라타워CMC(이하 현대테라타워)에 입주한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10일 현장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맞은 편 빈 상가를 가리키며 힘없이 답했다. 그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불황인 탓도 있겠지만, 여기는 그 정도가 심하다”며 “다른 공인중개사들도 취재를 꺼릴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기자의 취재요청을 대부분 거절했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분양 대행사에 가서 여쭤보시라”며 답변을 거부했고,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수분양자와 시공사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짧게 답했다. 70억 원이 넘는 건물 하자보수 소송에 70%가 넘는 상가 미분양률까지 겹친, 악재가 드리운 현장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테라타워의 연이은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분양자들이 건물 하자에 대한 보상으로 7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완공 후 2년이 지났지만 상가 분양률은 여전히 20% 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현대테라타워 건물 내 상가 공실. 출처=김종현 기자
현대테라타워 건물 내 상가 공실. 출처=김종현 기자

◆ 냉혹한 현장 분위기…점심시간에도 시민들 발걸음 ‘뚝’

현장분위기는 더욱 냉랭했다. 직장인과 시민들이 한창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점심시간임에도 현대테라타워 내 상가를 찾는 사람들은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기자가 둘러 본 편의점·음식점·커피숍 등 점포 10여 곳 중에는 직원만 있는 점포도 여러 곳 있었다.

건물 외벽에는 ‘파격할인분양, 즉시입주’ 플랜카드가 걸렸고, 방문객 차량이 오고가는 출입 게이트와 가장 가까운 상가 3곳엔 모두 ‘최저가 분양·매매’ 혹은 ‘가격파괴 파격할인’ 광고지가 붙여져 있었다. 공실 내부 바닥엔 먼지가 가득 싸여 있었고, 일부에는 창가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상가 1층에 위치한  한 커피숍 직원은 “오전에 손님 한 분이 오셔서 겨우 개시했다. 지금까지 온 손님들을 다 합쳐도 10명이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 음식점 관계자는 “점심시간에만 잠깐 장사 됐다”며 “전반적인 장사 상황은 ‘좋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산 현대테라타워CMC 1층 상가동. 대부분의 호실이 비어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오산 현대테라타워CMC 1층 상가동. 대부분의 호실이 비어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 지산 시장 불황에 수분양자-시공사 소송전 겹치자 부동산 시황 악영향 우려 커져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현장의 분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이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건물 하자보수에 대한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최초 진단비용만 78억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분양자와 시공사간 소송은 상가 분양 등 부동산 시황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결코 좋지 못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현장 분양을 맡은 대행사 관계자는 상가 미분양률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현대테라타워CMC 분양 대행을 맡은 신일산업개발㈜의 관계자는 “현재 상가 분양률은 20% 수준”이라며 “기숙사 등 생활 공간까지 합친 건물 전체의 분양률은 85%”라고 밝혔다.

상가 미분양률이 심각한 이유에 대해선 “지식산업센터 시장 불황 탓이 크다”며 “시장 불황으로 분양이 안 되다 보니 할인분양도 단행하고 있다. 20%에서 많게는 50%까지 가격을 할인하며 분양하는 중”이라고 했다.

현대테라타워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현대테라타워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 수분양자 "하자 진단비용만 78억"...현대엔지니어링 “분양 책임은 시행사에”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하자보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수분양자들은 전체 하자에 대한 진단비용만 78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건물 하자는 공용부분 5곳과 전용부분 1곳이다.

공용부분은 △지하주차장 주행로 에폭시 두께가 준공내역서에 기재된 0.6mm보다 얇은 0.4mm 이하로 시공 △스프링클러 배관 상당 구간 방청도장 미시공 △도어체크 일부 미시공 △기숙사 벽타일 뒤채움 부족 오시공 △천장 뿜칠 두께 부족 오시공이다. 전용부분은 공장 및 근생 천장내 마이너찬넬이 누락돼 천장틀 구조 견고성이 저하된 점을 거론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분양자와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분양에 대한 직접적 책임은 시행사에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대테라타워 수분양자와 하자보수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자사가 일부 개입하는 부분이 있지만, 상가 등 건물 분양은 시행사에서 전적으로 관리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