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식품 IPO] "어묵, 제2의 불닭볶음면으로 키운다"...글로벌 수산 단백질 기업 '출사표'

증권 |김나연 기자|입력

어묵 베이커리·프리미엄 전략 성공... 상장 후 '글로벌 수산 단백질'로 정체성 확장 베트남 등 해외 매출 매년 100% 성장 목표... 4~5년 내 해외 비중 30%로 확대 2대 주주 보호예수 미확약 등 오버행 이슈엔 "펀더멘털에 대해선 기관들의 신뢰 얻어"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어묵을 선물하는 문화, 백화점에서 소비하는 문화 정착을 삼진식품이 주도했습니다. 이제는 전세계에 어묵 소비 문화를 알리고 글로벌 수산 단백질 문화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박용준 삼진식품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삼진식품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식품 기업”이라며 상장에 임하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단순히 끼니를 때우기 위한 음식을 파는 게 아니라, 색다른 소비 경험을 제공해 어묵의 소비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삼진식품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 '5세트에서 15만 세트로'... 어묵 소비 문화에 대한 자부심 

삼진식품의 성장 스토리는 ‘문화의 창출’로 요약된다. 대기업의 어묵 사업 진출로 중소 제조사들의 매출이 정체되어 있던 시기, 삼진식품은 ‘어묵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후 간식용 핫바, 선물세트, 밀키트 등으로 소비 맥락을 넓히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는 고수익·고성장을 견인하는 주력 엔진이자 성공적인 프리미엄 전략 사례다. 박 대표는 “어묵을 프리미엄으로 포장해서 처음 내놨던 2012년 추석에는 고작 5세트가 팔렸지만, 최근에는 판매량이 15만 세트까지 늘어났다”며 “어묵을 선물하고 백화점에서 소비하는 고급화 전략을 우리가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존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어묵이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제2의 라면 되겠다"... 글로벌 전략 식품으로 승부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인지도와 성장 스토리를 구축한 삼진식품은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삼양라면과 김처럼 앞으로 어묵도 K푸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진식품은 과거 2015년 싱가포르 진출 이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홍콩 민주화 시위 등 대외적 변수로 인해 해외 사업을 철수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박 대표는 이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고, 그 곳에서 한국과 같은 가격 정책이 통하는 것을 확인하며 해외 진출 재도전의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진식품의 베트남 매출은 2022년 4억 1300만원에서 2024년 14억 4500만원으로 급증했고, 2025년 3분기에 이미 13억 5400만원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의 핵심은 기존 어묵에 차별화된 포인트를 더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맛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 어묵에 다양한 소스를 접목할 수 있는 개발했다고 밝혔다. 

장차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단순히 어묵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피자나 빵 등에 어묵을 접목한 ‘글로벌 전략 식품’을 정의하고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부산역 앞에서 삼진식품이 운영 중인 ‘비킹후스’ 매장에서 어묵 버거를 출시해 소비 패턴과 소비 저항성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에서의 구체적인 성장 목표치도 내놨다. 최문수 삼진식품 최고재무관리자(CFO)는 “2024년 기준 28억 원 수준인 해외 매출이 2025~2026년에는 10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4~5년 내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해외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공모자금으로 CAPA 25% 확대... 물류 숨통 틔운다 

삼진식품은 ▲판매량 확대(볼륨 확대) ▲글로벌 신시장 개척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3대 성장 전략’을 내세웠다.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약 134억원)은 대부분 판매량 확대를 위한 제조 경쟁력 강화에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시설 자금에 118억원을 배정했다. 추가적인 자동화 시스템과 신규 냉동·냉각 설비를 도입해 현재 일 3만 2000kg 수준인 생산능력(CAPA)을 일 4만kg으로 약 25%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부족해진 재고 보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물류 창고 증축도 진행한다. 박 대표는 “냉동 품질과 공정 안정성을 개선하는 고효율 설비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오버행 우려엔 "조기 엑시트 유인 낮아" 

상장을 앞두고 2대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FI)의 보호예수 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제기됐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37.57%이며, 이 중 FI 물량(17.4%)이 포함돼 있어 시장에 곧바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이번에 발행하는 신주 물량(20.16%)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최 CFO는 “2021년 600억 밸류로 FI들에게 투자 유치를 받았는데, 현재 공모가 수준이 기관들 입장에서 수익률이 만족스럽지는 않을 수 있다”며 당장 엑시트할 유인이 적음을 시사했다. 이어 “제품과 유통 준비를 통해 실적 성장이 가속화되는 단계에 올라온 만큼, 기관들도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진식품은 오는 10일까지 공모가를 확정한 뒤 11~1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00만 주이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6700~7600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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