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공모주] 이재명 정부 ‘금쪽이’ 된 덕양에너젠 밸류체인, 믿을 구석은?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샤힌 프로젝트, 정부의 강도 높은 탄소 감축 선언에 악영향 우려 “IPO 이후보다는 IPO 때 참여하기 좋은 종목”

 

흑백 공모주 시리즈

과거의 화려한 성장 곡선이 미래의 주가 상승을 담보하지 않으며, 현재의 재무적 불안정성이 기업의 잠재력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시장의 냉혹한 평가대 위에 선 IPO 기업들은 저마다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흑백 공모주] 시리즈는 이제 막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레이스에 돌입한 예비 상장사들의 펀더멘털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봅니다. 장밋빛 전망에 가려진 치명적인 리스크(흑)와, 당장의 저평가된 성장 모멘텀(백)을 입체적으로 해부하여 투자자들에게 가장 냉정하고 균형 잡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겠습니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성장 의구심이 따라붙는 덕양에너젠이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밸류체인으로 공모를 강행한다. 수소 테마 불확실성을 설득시킬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흑: '성장 동아줄' 샤힌 프로젝트, 정부가 누르고 중국이 발목 잡는 가시밭길


5일 덕양에너젠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 사업이 속한 밸류체인 핵심에는 에스오일이 추진하는 9조원대 대형 사업 샤힌 프로젝트가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에 건설 중인 초대형 석유화학설비 사업으로 내년 완공이 목표다. 이를 통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등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덕양에너젠은 에스오일이 제품을 생산할 때 쓸 수소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자회사를 통해 공장 건립까지 나섰다.

문제는 샤힌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석유화학 시장 상황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탄소 감축을 선언하면서 석화 업계는 생산량 감축 과제에 직면했다. 이미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업황이 크게 위축하는 상황에 덮친 이중고다.

에스오일은 이런 상황에서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공급량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가 정한 캡을 따르기보다는 물량 공세로 위기 속 캡 안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에 가깝다. 바다로 나아가는 대신 어항 독점을 시도하는 전략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역주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정부가 칼을 빼들 가능성을 주목한다.

샤힌 프로젝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온도를 낮춘 덕양에너젠 성장 엔진을 다시 달구기 어렵다.

올해 덕양에너젠 매출은 지난해까지 상당히 성장해온 곡선과 달리 주춤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전년동기 대비 4.0% 오른 1047억원으로 상승 폭이 줄었다. 영업익은 42억원으로 아예 횡보했다.

기업가치 평가 핵심인 순익도 들쭉날쭉하다. 2022년 24억원에서 2023년 31억원으로 컸다가 지난해 30억원으로 줄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21억원으로 약 3억원 반등했다. 일관성 없는 불확실한 실적은 투자자들이 경계하는 요소다.


백: 떠오르는 원일티엔아이의 추억, 제한적인 오버행 물량


국내 주식과 공모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수소 테마를 제시하는 덕양에너젠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한 기관 투자자는 “수소 경제처럼 미래지향적 테마는 시장이 불확실성을 소화할 여유가 클 때 수혜 가능성이 다른 테마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덕양에너젠에 대해 “IPO 이후보다는 IPO 때 참여하기 좋은 종목”이라며 올해 상반기 원일티엔아이 사례를 들었다.

수소 저장 기술 기업인 원일티엔아이는 상장 첫날이었던 5월9일 공모가 1만3500원 대비 165.9% 뛴 3만5900원에 마쳤다.

상장 뒤 6개월 넘게 지나 공모주 단계를 벗어난 현재까지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했다. 전날 종가는 1만9940원이다. 공모 주주라면 이익, 상장 뒤 주주라면 손실인 셈이다.

공모 구조로도 초반 훈풍 가능성이 높다. 덕양에너젠 유통가능 주식 수는 상장 첫날부터 이후 3개월까지 32.83%에 불과하다.

이중에서도 30.71%가 공모 주주다. 기존 재무적 투자자(FI) 엑시트 위험이 크게 낮다. 규정상 공모주주 가운데 의무보유 확약을 할 기관도 40%에 달할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상장 후 3개월 이내까지 급락보다 급등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뜻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적을수록 높은 가격을 적어낸 주문이 조금만 높아져도 주가가 폭등할 수 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