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첨단산업 투자규제 개선 "본업 경쟁력 강화 위한 현실적 해법"

중요기사 |나기천 기자|입력

24일 자사 홈피에 글 띄워, ‘투자 골든타임’ 놓치지 않기 위한 조치 강조 "AI 시대, 반도체 투자의 규모와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SK하이닉스 브랜드 슬로건.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브랜드 슬로건. SK하이닉스 제공

"AI(인공지능)와 첨단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투자 방식의 유연성은 곧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 나아가 대한민국의 기술 주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더불어 (첨단산업 투자 규제 개선은) 국가의 전략 산업 경쟁력과 생존이 걸린 ‘투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조치입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재계 화두로 떠오른 '첨단산업 투자 규제 개선'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24일 회사 홈페이지에 띄운 '반도체 공장 투자 관련 설명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다.

SK하이닉스는 "첨단산업 규제 개선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첨단산업 투자 규제 개선 방안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회사 지분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증손회사의 의무 보유 지분율을 현행 100%에서 50%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특례규정을 만들겠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후 이 규제 개선이 시행되면 SK하이닉스를 손 자회사로 둔 SK가 최대 수혜자가 된다는 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AI 시대, 반도체 투자의 규모와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AI 확산과 공정 미세화로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클린룸 1만 평 기준의 투자비가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당시 약 7조 5000억 원에서, 2025년 10월 말 오픈한 청주 M15X에서 약 20조 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자사 사례를 들었다.

SK하이닉스는 투자 규모가 확대되는 것과 함께,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성이 크고 투자 회수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구조적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음을 짚었다.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에는 충분한 현금흐름이 창출되더라도, 이후 경기 국면 변화에 따라 투자 부담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으며, 회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SK하이닉스는 "이처럼 투자는 점점 커지고, 회수 기간은 길어지며, 동시에 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는 환경 속에서, 기존의 자금 조달 방식만으로는 투자 시기와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업계 공통의 고민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이런 상황에서 첨단산업 투자 제도 개선으로 손자회사가 자회사(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할 수 있게 되면 초기 대규모 투자 부담을 외부 자본과 분담하고 재무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SPC는 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규모 생산시설에 투자하기 위한 한시적 구조로, 투자 목적이 달성되면 청산된다"고 덧붙였다.

첨단산업 규제 개선 효과에 대한 SK하이닉스의 설명 그래픽.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처
첨단산업 규제 개선 효과에 대한 SK하이닉스의 설명 그래픽.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처

SK하이닉스는 "SPC와 같은 '프로젝트 단위 투자 구조'는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인텔이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 팹 건설을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51대49 지분율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사례를 들었다.

계속해서 SK하이닉스는 첨단산업 투자 제도 개선이 "대규모·장기 투자가 필수적인 첨단산업의 현실을 반영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AI와 첨단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투자 방식의 유연성은 곧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 나아가 대한민국의 기술 주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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