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규제 대수술] ⑤삼전닉스만 되나?…2X ETF 우량주 기준이 관건

증권 | 김나연  기자 |입력

우량주 기준 높으면, 실질적인 2X ETF 출현 제한적 기준이 너무 느슨하면 투자자 보호 관련 이슈가 부각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만 가능했던 개별 종목 2배 투자가 드디어 국내 안방에서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번 조치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이탈을 막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시장의 관심은 '과연 어떤 종목이 포함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 당국은 '국내 우량주'라는 포괄적인 기준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우량주 기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량주에 대한 기준이 엄격할수록 자산운용사들이 만들 수 있는 단일종목 2X ETF는 매우 제한적이게 된다. 반대로 기준이 너무 느슨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한 투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당국은 ETF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 충분한 거래량은 필수…헤지 거래 가능해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종목의 선물 시장이 존재하거나, 그에 준하는 헤지(Hedge) 수단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개별주식선물'이 상장된 종목이 이번 단일종목 ETF의 허용 대상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단일종목 2배 상품은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기 위해 선물 매매가 필수적인데, 거래량이 부족하면 상품의 괴리율이 커져 운용 안정성이 무너지게 된다.

거래량과 주가 안정성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 기준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 규제당국은 변동성 장세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미들의 무덤’이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 즉, 2차전지 관련주처럼 개인 투자자의 쏠림이 심한 종목들은 급등락 시 괴리율 관리가 어려울 위험이 있따.

운용 안정성과 보수적 기준을 고려했을 때, 기초자산 후보군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등이 거론된다.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크고, 사업적 안정성이 높은 후보들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완화를 반기면서도 기초대상이 매우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보이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카테고리가 독립된 유의미한 상업적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우량주 가이드라인이 적당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 다양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채워진 미국 시장

한국보다 훨씬 더 방대한 거래량과 탄탄한 선물 시장을 둔 미국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현하고 있다. 과거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와 같은 테슬라 추종 상품이 서학개미들의 계좌를 독차지했다면, 최근에는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등 더욱 강력한 변동성을 지닌 기초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그래닛쉐어즈(GraniteShares)나 티렉스(T-Rex)와 같은 공격적인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기초자산을 발 빠르게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가장 치열한 전장은 단연 AI 반도체의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둘러싼 '2배 레버리지' 경쟁이다. GraniteShares 2x Long NVDA Daily가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듯했으나, 후발 주자인 T-Rex 2X Long NVIDIA Daily Target이 맹추격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하루 변동폭이 커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인 기초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가상화폐 투자가 대중화되면서 관련주인 스트래티지와 코인베이스가 새로운 '야수의 심장'으로 등극했다. T-Rex 2X Long MSTR Daily Target과 GraniteShares 2x Long COIN Daily는 각각 스트래티지와 코인베이스의 일일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ETF다.

전통의 강자 디렉시온은 빅테크 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안정적인 라인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Direxion Daily AAPL Bull 1.5X Shares와 같은 상품은 꾸준한 우상향을 믿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GraniteShares나 T-Rex가 '초고변동성'을 노리는 단타 매매자들을 겨냥한다면, Direxion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는 빅테크 주식에 1.5배 혹은 2배의 탄력을 더해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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