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생산적 금융과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대(大)화두 앞에 은행으로의 역량 집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그룹임추위’)와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관경위’)열고, 하나증권과 하나생명보험 등 7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그룹임추위는 은행과 증권 등 핵심 계열사의 CEO 후보를, 관경위는 비핵심 계열사들의 경영을 점검하고, CEO 후보를 추천한다.
하나에프앤아이를 제외한 하나증권, 하나생명보험, 하나자산신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금융티아이, 하나손해보험 등 6개 계열사 CEO의 연임이 결정됐다.
하나증권은 강성묵 부회장을 연임 후보자로 추천했다. 강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2023년 1월부터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룹임추위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금융산업의 성장축이 은행에서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강성묵 후보자가 수익성 저하에 따른 비상경영체제 전환과 조직개편, 손님기반 확대, 리스크 관리, 기업문화 정착 노력 등을 통해 하나증권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경영실적을 턴어라운드시켰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경영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나생명보험은 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연임 후보자로 추천했다. 남궁원 사장은 1967년생으로 지난해 1월부터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남 사장이 본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신사업을 확대하면서, 영업력이 강화돼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과 함께 투자자산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고 그룹임추위는 설명했다.
자산신탁을 이끌고 있는 민관식 대표이사 사장은 부동산금융에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회사가 내실을 다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신탁업계 1위를 유지하면서 업계 최상위권으로 이끈 점을 인정받아 연임 후보로 추천됐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정해성 대표이사 사장은 대체투자업 전문가로 운용사 및 투자자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투자상품을 조성 및 운용상품 전반에 대한 세심한 관리를 통해 회사가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아 연임 후보로 추천됐다.
하나금융티아이 박근영 대표이사 사장에 대해서는 디지털 및 IT보안이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진 지금 그룹 IT 및 디지털 부문에서 풍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로 관계사간 소통과 협업 능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뿐만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기술 혁신의 토대를 만들 수 있는 리더로 판단된다며 추천했다.
손해보험 배성완 대표이사 사장은 긍정적인 자세와 소통 능력, 탱크같은 추진력과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취임 이후 회사의 체질개선에 주력,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구축과 손해율 안정화를 통한 내실 성장에 집중한 점을 인정받았다.
유일하게 CEO가 교체되는 하나에프앤아이는 이은배 하나은행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이 후보로 추천됐다. ‘현장 중심 영업’의 전문가로서 은행이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고 있는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룹임추위와 관경위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안정 속의 도약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통한 그룹의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에 대하는 방식으로 '안정'을 택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은 현재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과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두 가지의 화두를 갖고 있다.
특히 생산적 금융은 이재명 정부 집권 2년차인 내년 본격화한다. AX의 경우 지난해부터 화두가 됐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AX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생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하나금융그룹 자산의 60%를 차지하는 은행 중심의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임기 2년차를 맞는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손발을 맞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잘 운영되고 있는 계열사들의 CEO를 굳이 바꿔 그룹 역량이 분산되게끔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에 앞선 지난 5일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4곳 가운데 신한라이프와 신한자산운용 2곳의 CEO를 교체키로 했다. 임기 만료 CEO들의 숫자가 적었던 가운데 안정에 좀 더 비중을 뒀다는 평가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 11곳 중 7곳, 우리금융그룹은 16곳 중 10곳의 CEO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그룹 역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1, 즉 임기 2년, 연임 1년의 관례를 따를 것이라는 평가다.
계열사 CEO 인사 규모가 가장 큰 우리금융그룹은 안갯속으로 평가된다. 임종룡 회장의 연임은 확실하지만 이찬진 금감원장이 끈질기게 견제구를 날리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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