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의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7월 12일 기준 1259만 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56만 3000명에 육박했다. 한국도 1만 3400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는 289명이다. 20세기 이후의 인류의 역사로 보면 인류의 1% 정도가 사망했던 1918년의 스페인독감 이후 전례 없었던 재앙인 것은 분명하다. 반대로 산업과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짧은 기간에 완전히 트렌드가 변하는 최고의 혁신 기간으로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경제가 파괴되고 실업자가 넘쳐나는 요즘에도 승승장구하는 산업이 IT 기술 분야다. 자동차에서는 전기차의 선두기업 테슬라가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도요타를 앞지르고 1등 기업으로 올라섰다. 마이크로스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의 주가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아마존),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잭 도시(트위터), 일론 머스크(테슬라) 등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지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 세계 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완전히 새로워진 산업의 패러다임이다. 모빌리티와 지속가능성, 리모트(원격) 프로세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과 관계된 기술들이 초고속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시티가 부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스마트시티로의 이전(트랜스포메이션)은 가속화될 것이다. 디지털로의 이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도시가 상호 연결됐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는 우리 도시가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에게 학습의 시간이었다. 한국의 경우 사람의 의지가 어떻게 재난을 극복해 낼 수 있는지도 보여주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기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올들어 초봄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창궐한 코로나는 중국의 모든 공장을 멈춰 세웠다. 그 결과 매년 황사와 미세먼지로 뿌옇던 한국의 하늘이 파란색으로 되돌아왔다. 인도에서는 30년 만에 히말라야 산맥이 뚜렷이 보였다. 영국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는 탄소 배출이 대폭 줄었다는 시험 결과과 발표됐다.
기술과 기후 등 여러 면에서 코로나19는 스마트시티의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가속 페달은 밟아졌다.
캐나다의 경우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전 세계 도시는 탄소 배출의 70%를 차지한다. 저탄소 경제를 달성하는 길은 우리 도시가 친 환경적으로 바뀌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노출된 위협과 해결책, 현재까지 드러난 사회 경제 기술적 모습들은 세상을 재건하고 도시를 더 똑똑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스마트시티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중동의 ‘네옴’처럼 완전히 새로 만드는 사례도 있지만 존재하는 도시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데서 출발한다. 유럽의 여러 대도시들이 그렇다. 기술을 활용해 운영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데이터도 수집하는 것이고 센서도 설치하는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주요 축으로 구성된다. 사람들이 활동하는 집이나 건물 등의 건축물과 이를 연결하고 운영하고 지원하고 관리하는 인프라다. 과거에는 아날로그적인 연결이 주류였지만 이것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다.
사무실 건물은 하나의 분명한 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근무가 새로운 업무 환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건물을 철거할 수 없다면 이 공간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시티 기술은 전통적인 건물의 사용 방법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길은 결국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테두리 내에서 찾아질 것이다.
통합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빌딩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30-50%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도시 전역의 건물에서 대규모로 채택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더 커진다.
스마트 빌딩은 저탄소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반시설은 현대화되고 디지털화되어야 한다. 외신에 자주 등장하는 에너지 그리드는 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새로운 발전을 지원하고 통합하면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면 집중화된 에너지 생산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전력회사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상쇄할 수 있는 소규모 발전 및 스토리지 기술이 가능하다. 여분의 전기는 중요 인프라를 위해 저축된다.
많은 도시가 그 동안 새로운 도전을 주저했다. 변화의 결과가 불확실했기에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해결책을 탐구하고, 시험하고, 모델링할 때다. 코로나19가 가르쳐준 교훈이다. 코로나19는 재앙이었지만 스마트시티 건설을 가속화하는 징검다리 역할과 함께 큰 발전의 기회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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