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4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Korean Wealth Report)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로 발간 17년째인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방식뿐만 아니라 돈과 행복이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분석을 담았다.
부자와 대중 모두가 돈의 의미를 제일 먼저 ‘편안함’으로 꼽았다. 다만 부자의 응답 비율(38.5%)이 대중(21.6%)보다 더 높았다. 돈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비율도 부자가 더 높았다. 부자는 92.7%, 대중은 88.8%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부자는 생활의 불편을 줄이고 대를 이어 편안할 수 있는 수단이 곧 돈이라고 긍정적으로 인식했다”며 “반면 대중은 돈을 더 절실하게 여기며 삶의 목표로 인식하거나 고통, 구속 등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산 규모에 따라 삶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물었더니 대중의 35%, 부자의 7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총자산 10억원 미만인 사람의 만족도는 42%로 절반을 밑돈 데 반해, 총자산 30억원의 경우 66%가 삶에 만족했다. 다만 자산 50억원까지 만족도는 71%로 높아지다가, 50억원 이상에서 67%로 되려 떨어졌다.
연구소는 “총자산 50억원, 총소득 기준 4억원, 총소비액 2천만원까지 삶의 만족이 상승하다가 이후 하락-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변수에 어느 정도 한계점이 존재함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가족관계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부자가 더 높았다. 부자 10명 중 7명이 만족한 반면, 대중은 5명 정도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일주일 동안 가족과 식사 횟수도 부자가 더 많았다. 부자 10명 중 7명이 주 3회 이상 가족과 식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중은 가족과 거의 식사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20%에 육박해, 부자(9%)의 2배 수준이다.
가구 재정을 관리하는 주체로서 남성은 ‘내 돈’ 관리한다는 인식이 높아, 직접투자를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 여성은 ‘가족의 돈’을 관리한다고 생각해,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와 안정형 상품 선택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본인의 성향을 설명하는 형용사 선택에서 행복한 부자의 특성이 드러났다.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목표지향적’(30%)이고 ‘믿을 수 있는’(25%)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삶의 만족이 높지 않은 사람은 본인을 ‘감성적인’, ‘착한’ 성향이라고 표현하는 비율이 15%p 이상 더 높았다. 공교롭게도 부자보다 대중에게 본인을 ‘감성적인’과 ‘착한’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통해 부자들의 자산관리 실천과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 또한 큰 의미가 있다”며,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기보다 이성적으로 상황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신뢰하며 목표를 추구하는 부자들의 삶의 태도가 부(富)를 일구고 더 나아가 삶 전반의 만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부자의 비율이 작년 10명 중 5명에서 올해 7명으로 늘었다. 올해 추가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는 부동산이었다. 금융 자산에서는 예금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주식과 채권이 뒤를 이었다. 예술품이나 귀금속 같은 실물자산 보유율도 지난 조사보다 상승했다. 특히 금에 투자하는 부자 중 절반 이상이 추가 거래 의향을 보였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발간사에서 "하나은행은 2007년부터 매년 부자들의 자산관리 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하는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며 "부자들의 부와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함께 들여다보며 진정한 돈의 가치를 되새겨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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