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지난해 5대 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고용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5대 은행은 직원 수를 줄인 반면에 인터넷 은행 3사는 직원 수를 늘렸다. 인터넷 은행들이 경력직을 수혈하면서 조직을 키웠지만, 대형 은행들은 조직을 줄이면서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모양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공통점은 모두 ICT(정보통신기술)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은행 점포가 원앱으로 대체되면서, 은행 인사정책에도 새 물결이 일고 있다.
◇ 5대 은행, 작년 1천명 감원..채용은 5백명 안 돼
5대 은행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지만, 1천명 넘게 감원했다. 5대 은행 중에서 직원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리딩 뱅크인 KB국민은행이다. 신규 채용 규모도 가장 작았다.
19일 각 은행 2023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의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1081명(1.6%) 감소한 6만5038명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직원은 4.2% 감소한 1만4405명을 기록했다. 무려 624명이 줄어, 나머지 은행 4곳의 감원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 직원 수는 여전히 4곳보다 1천명가량 많았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국민은행의 신규 채용은 254명으로, 3백명을 웃돈 경쟁 은행들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이다.
작년 직원 수로 보면 국민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순이다. 지난해 5대 은행 중에서 최대 순이익을 낸 하나은행은 신규 채용 규모를 정상화시키며 자신감을 보였다.
농협은행은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적은 순이익을 올렸지만, 작년에 감원 규모는 5곳 중에서 가장 적고, 신규채용은 가장 많았다. 특히 농협은 작년에 다른 은행들의 2배가 넘는 65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감원 규모는 16명이다.
◇ 인터넷은행, 작년 350명 넘게 증원
인터넷 은행 3사는 지난해 직원을 350명 넘게 늘렸다. 작년 3사의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353명 증가한 2440명이다. 재작년에 토스뱅크 직원이 381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토스뱅크 하나가 더 생긴 셈이다.
다만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였다. 작년 3사의 신규 채용은 전년 대비 241명(35.5%) 감소한 43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5대 은행이 신규 채용을 31.4%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신규 채용을 늘렸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줄였다.
◇ IT 인재 수혈에 나선 은행권.."수시로 뽑는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공채에서 전문직 수요가 두드러졌다. 특히 문과인 상경계열에서 이과인 ICT 인재로 초점이 옮겨갔다. 은행들이 슈퍼앱 출시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신입 행원 채용에서 ICT 인재 비중이 커졌다.
국민은행(100명), 신한은행(100명), 하나은행(150명), 우리은행(250명), NH농협은행(530명), 기업은행(150명) 등 은행 6곳은 올해 상반기에 128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은행이 모집 분야에 ICT나 디지털을 명시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ICT 인재를 수시 채용한다고 공고해,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IT 인력을 은행과 카드 자회사로 재배치한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생성형 AI(인공지능) 뱅커를 선보이며, 하반기 출시할 원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협은행은 일반직과 전문직을 나눠서 채용하는데, 둘 다 IT 분야가 들어갔다. 특히 전문직에서 외환과 PF 경력직을 제외하면 모두 플랫폼과 AI 관련된 전문가를 요구했다. 기업은행도 모집 분야 3가지 중 2가지가 디지털과 IT다.
토스뱅크도 57개 포지션을 모집 중인데, 데이터 엔지니어와 풀 스택 디벨로퍼를 집중 채용하고 있다. 모두 데이터, 개발·인프라와 관련된 직종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은 AI와 머신러닝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를 2천명 넘게 고용한 상태다. 생성형 AI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고객 서비스, 생산성 향상 등에 적용하려고 탐색 중이다.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꿨지만, 은행권의 모바일 전환을 가속화시켜 지각변동까지 일으킨 점은 누구도 예기치 못했다. 3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가 “은행 서비스는 필요하지만, 은행들은 필요하지 않다(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고 말할 때 모두 반신반의했지만, 30년 후 대한민국에 그 예언이 실현되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