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직후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현황을 점검했다.
작년부터 떠돌던 4월 위기설 뇌관이 4월 총선 후 터질지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운 까닭이다. 3대 신평사는 회사별로 다르지만, 현재로선 4월 위기설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KR)는 지난 11일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충당금 확대, 부실 완충력은 충분한가' 보고서를 통해 가장 먼저 부동산 PF 실태 점검에 나섰다.
NICE신용평가는 하루 뒤인 12일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 e-세미나를 열고, 보고서도 냈다. 한국신용평가(KIS)는 지난 15일 가장 마지막으로 '금융업권 부동산 PF 스트레스 테스트' 웹캐스트를 진행했다.
3대 신평사가 총선 다음 날부터 순서대로 부동산 PF 점검에 나선 이유는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PF 부실이 터진다는 금융시장 소문 탓이다. 그동안 금융 당국은 4월 위기설에 선을 그었지만, 금융시장 일각에선 만기 연장으로 연명하는 부동산 PF 대출 실태에 의구심을 품었다.
나신평은 e-세미나 질의응답에서 "세 가지 이유에서 부동산 PF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금융시스템의 핵심적인 영역인 은행 부문과 대형 보험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자산 대비로나 자기자본 대비로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2금융권 개별 회사나 개별 업권 단위로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가 다소 과도한 경우가 있지만, 전체 금융시스템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 당국의 연착륙 유도 정책으로 부동산 PF 위기가 관리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기평도 "총선은 끝났다"며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감소 폭은 10% 내외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있던) 2011년과 같이 다수의 저축은행이 부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기평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대손충당금을 늘렸기 때문에 회사별 편차는 있지만, 업권 부실화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기평은 "중위험 자산의 부실화까지 감안하면, 부동산 PF로 인한 손실처리로 인해 캐피탈업권의 순이익이 상당 폭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향후 발생하는 PF 부실화 관련 손실이 PF 대손충당금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저축은행은 앞으로도 부동산 PF 로 인한 적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가장 마지막에 보고서를 낸 한신평의 시각도 같았다. 한신평은 "증권사의 PF시장 변동에 대한 감내력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라며 PF 시장이 연착륙에 성공하더라도 대형사보다 중소형사가 추가적 손실 부담을 안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 PF 손실 규모는 시나리오별로 4조6천억원에서 7조6천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중소형사는 2조1천억원에서 3조3천억원 수준으로 봤다. 캐피탈사는 3조5천억원에서 6조1천억원 수준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한신평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 손실률은 A급 캐피탈사나 중소형 증권사보다 양호하다"며 "잠재 부실은 수익성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3대 신평사가 한 목소리로 4월 위기설은 없다고 판단했지만, 세 곳 모두 현재 시점의 판단이란 단서를 달았다. 한기평은 정상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아서, 앞으로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평의 다음 말은 곱씹어볼 만하다.
"부동산 PF 시장에서 어느 때인가부터 '총선 이후'에 부동산 PF 부실 처리와 관련된 방향성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유행했다. 총선은 끝났다. 확실한 것은 2023년 상반기 '총선 이후'에 대한 언급이 처음 유행했던 시기에 기대했던 것처럼 시장금리가 빨리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 따라서 부동산 경기 침체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정도이다. 전체 부동산 PF 사업장의 몇 % 정도가 2분기 이후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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