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슈퍼앱 왕좌는 누구?..은행發 원앱 대전

경제·금융 | 김국헌  기자 |입력

대형은행, IT 공룡 카카오 제친 토스의 원앱 전략 신한, 작년 말 슈퍼앱 슈퍼쏠 출격 우리, 연내 슈퍼앱 출시 예고 한 발 빠른 KB와 하나는 순항 중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바일 금융의 시계가 더 빨라졌다. 은행 지점을 찾는 발길이 스마트폰 앱을 누르는 손길로 바뀌면서, 은행들은 지점을 줄이고 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린아 토스가 금융 앱의 혁신을 주도하면서, 은행권이 슈퍼앱 왕좌를 놓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모든 금융 기능을 한 앱에 담은 원앱 전략으로 금융 플랫폼이 새로운 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토스의 월평균 사용시간은 234분인 데 반해 카카오페이는 29분에 불과하다. [출처: 삼성증권]
토스의 월평균 사용시간은 234분인 데 반해 카카오페이는 29분에 불과하다. [출처: 삼성증권]

◇ '골리앗' 카카오 위협한 토스의 원앱

토스는 원 플랫폼 전략으로 강자들을 제치고 우위를 선점했다. 2015년 간편 송금, 2017년 펀드 소액 투자, 2018년 보험 비교, 2021년 증권 거래와 은행 기능을 토스 앱 하나에 넣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베이비부머가 토스뱅크를 중심으로 모바일 금융에 유입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지난 2023년에 특히 토스뱅크의 가입률이 돋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토스 앱의 월평균 사용시간은 234분으로 은행 앱과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를 압도했다. 은행 1위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월평균 사용시간은 34분에 불과하다. 

카카오페이는 29분으로 더 짧다. 그나마 증권사 MTS 정도 돼야 토스와 견줄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S가 184분으로 역시 토스 사용시간보다 짧다.

강력한 기술력과 자본을 가진 카카오그룹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금융 앱을 흩어놓고 방심한 사이에 '다윗' 토스가 원 앱의 편리함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금융 부문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로 나뉘어져 하나의 앱에서 통합된 기능이 제공되지 못하고, ▲네이버가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못해 서비스 완결이 다른 앱에서 이뤄지고, ▲금융지주사들의 통합 앱이 출시되지 못해 계열사 앱에서 서비스가 완결되는 것과 대비된다"며 "토스의 원-앱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출처: 삼성증권]
[출처: 삼성증권]

◇ 슈퍼앱 공들인 신한..인뱅에 밀릴라

은행, 증권, 보험을 한 앱에 담은 토스의 원 플랫폼 전략이 대중에게 먹히자 은행들이 뒤늦게 따라가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슈퍼앱을 표방한 슈퍼쏠(SOL)을 내놨다.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보험), 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의 금융 기능을 한 앱에 담았다.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지만, 기능이 많이 생략된 탓에 슈퍼쏠보다 계열사 전용앱이 더 낫다는 평이다. 슈퍼쏠은 아직 슈퍼앱을 내놓지 못한 우리은행의 구버전 앱과 같은 3.1점을 받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이용자 평점을 비교하면 케이뱅크(평점 4.8점), KB스타뱅킹(4.7점), 하나원큐(4.1점), 카카오뱅크(4.0점), 토스(3.9점), NH올원뱅크(3.7점), 신한 슈퍼쏠(3.1점), 우리WON뱅킹(3.1점) 순이다.

반면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가 빠르고 편리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은행 중에서 1등을 했다. 케이뱅크는 삼성SDS, 액센츄어, IBM 등 IT기업을 두루 거친 하나은행 출신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디지털·IT 총괄 부문장을 은행장으로 영입했다. 

케이뱅크 앱을 주식, 채권, 금, 외환 등 전통적 금융상품은 물론 가상화폐, 미술품, 리셀(구매 후 재판매), 음원 등을 기반으로 한 조각 투자까지 손쉽게 투자하는 허브 앱으로 만들겠단 비전이다.

[출처: 삼성증권]
[출처: 삼성증권]

◇ 연내 슈퍼앱 출시 예고한 우리

한 발 빠르게 원앱을 구축한 하나은행(2020년)과 KB국민은행(2021년)은 이용자들에게 높은 평점을 받았다. 

후발주자들도 올해 안에 슈퍼앱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 슈퍼앱 '뉴원'을 출시한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NH올원뱅크 앱을 슈퍼 플랫폼으로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옥일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한도 슈퍼쏠을 만들었는데, 그룹사 주요 서비스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박하게 평가하며 "원 뱅킹을 업그레이드 해서 우리은행의 모든 서비스와 종금, 캐피탈, 카드 부분을 뉴원 하나에 녹아들게 해 올해 11월 18일 출시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지난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40% 이상이 통합 앱을 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소비자 보고서에서 주거래은행을 떠나는 이유 1위가 앱 이용의 편의성이라고 조사했다. 

즉 대중은 쓸데없이 많이 깔 필요 없는 앱, 쓰기 쉽고 편한 앱을 원한다는 소리다. 이 요구에 맞추지 못하면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에 주도권을 내주는 것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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