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은행 비대면 비중 60% 훌쩍..시니어와 동행 어쩌나

경제·금융 |입력

NH농협은행 비대면 비중 60% 돌파 지점망 축소는 시대 흐름이나 금감원 제동 시니어와 동행할 대안 모색해야

지난해 5대 은행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니, 5대 은행 중에서 지점이 가장 많은 NH농협은행마저 비대면 비중이 지난해 4분기에 60%를 돌파했다.

사실상 은행의 비대면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으면서, 은행 지점망 축소는 시대 흐름이 됐다. 은행이 디지털 약자인 고령층과 어떻게 동행할지가 뜨거운 감자다.

NH농협은행의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이 60.1%를 기록했다. (왼쪽 위) [출처: NH농협금융그룹]
NH농협은행의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이 60.1%를 기록했다. (왼쪽 위) [출처: NH농협금융그룹]

◇ NH 비대면 비중 60%..하나·우리는 70% 훌쩍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NH농협은행에서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은 60.1%를 기록했다. 이는 입·출금, 저축성, 펀드, 대출,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포함한 신탁, 방카슈랑스를 합산한 집계다.

NH농협은행 다음으로 점포가 많은 KB국민은행은 연말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9월 디지털(비대면) 채널의 금융상품 신규가입 비율이 59%라고 밝혔다. 

지점망 기준 빅3보다 열세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비대면 비중은 더 높아서, 70% 안팎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비대면(디지털) 상품 실적 통계에서 ▲신용대출 95.4%, ▲펀드 81.0%, ▲담보대출 74.2%, ▲예·적금 67.0%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비대면 비중은 ▲적립식예금 92.2%, ▲펀드 89.7%, ▲거치식예금 84.4%, ▲신용대출 79.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비대면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수는 재작년보다 16% 증가한 267만명을 기록했다. 재작년보다 38만명이나 증가했다.

모바일 뱅킹이 대세를 이루면서, 은행 어플리케이션 가입자 수도 증가 일로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우리 원(WON)뱅킹 앱 가입자는 2072만명에 달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 가입자는 1543만명, NH농협은행의 NH올원뱅크 가입자는 1028만명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통합 앱 슈퍼 쏠(SOL) 가입자는 지난 1월 말 출시 한 달여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양대 시중은행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천만명을 넘는다. KB스타뱅킹의 MAU는 작년 9월 1162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한 쏠뱅크 앱의 MAU는 1016만명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경기도 고양시 시니어 특화 점포. 큰 글씨 안내, 쉬운 말 ATM(현금자동입출금기)으로 중∙장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문턱을 낮췄다. [출처: 하나은행]
하나은행의 경기도 고양시 시니어 특화 점포. 큰 글씨 안내, 쉬운 말 ATM(현금자동입출금기)으로 중∙장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문턱을 낮췄다. [출처: 하나은행]

◇ 지점망 축소는 시대 흐름..제동 건 금감원

인터넷은행과 경쟁하는 시중은행 입장에서 지점망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코로나19와 MZ세대가 촉매제가 됐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 2020년 6월 8만1669개에서 작년 6월 7만5211개로, 3년간 7.9% 감소했다. 연평균 감소율은 2.8%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27개국의 은행 지점 수도 지난 2008년 22만5천개에서 2022년 13만3천개로, 14년 만에 41% 줄었다. 연평균 3.7% 감소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022년 5월부터 작년 9월까지 1년 4개월간 은행 지점 약 1100개가 폐쇄됐다. 올해 지점 42개가 추가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지만, 금융 당국의 압박에 지점 폐쇄 속도가 늦춰졌다. NH농협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 2022년 9월 말 1131개에서 작년 9월 말 1119개로, 12개 감소했다. KB국민은행 지점 수는 1년간 870개에서 808개로, 62개 급감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752개에서 749개로, 우리은행은 743개에서 740개로, 하나은행은 633개에서 631개로 줄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작년 2월 "금융 취약층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점 수를 줄인다든가 고용 창출 이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클리스의 뱅킹 밴. [출처: 바클리스 홈페이지]
바클리스의 뱅킹 밴. [출처: 바클리스 홈페이지]

◇ 디지털 금융 약자를 위한 대안은?

금감원 뿐만 아니라 영국 정책 당국도 국민의 은행 서비스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고 있다.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영국 은행들은 지점 축소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우체국 안에 공유 지점인 뱅킹 허브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우체국에 뱅킹 허브 예산을 지원하고, 은행 고객이 적정 거리 안에서 현금 인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으면 해당 은행에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신뢰가 중요한 금융산업 특성상 대다수는 여전히 대면 서비스를 선호한다. 작년 4월 컨설팅회사 액센추어가 전 세계 33개국 은행 고객 약 4만9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복잡한 금융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 지점 방문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이 경향은 모바일 뱅킹에 서툴거나 고령층일 수록 더하다. 문제는 은행이 수익성과 민생 금융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느냐다. 

바클리스의 뱅킹 팟. [출처: 바클리스 홈페이지]
바클리스의 뱅킹 팟. [출처: 바클리스 홈페이지]

해외 은행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스(Barclays)는 팝업 지점, 뱅킹 팟, 뱅킹 밴 등 유연한  은행 형태를 표방한 바클리스 로컬 전략을 시도했다. 지점이 폐쇄된 지역이나 원래 지점이 없는 지역에 팝업 지점을 열거나, 밴 차량으로 찾아가는 은행 서비스로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켰다.

여러 은행과 지점망을 공유하는 공유 지점도 대안으로 부상했다. 미국 과달루페 크레디트 유니언은 텍사스 주에 지점 7개밖에 없지만, 공유 네트워크를 맺어 미국 전역 회원 조합의 지점 5395개와 ATM 3만여 개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시티즌스 파이낸셜은 슈퍼마켓 체인점 스톱&샵 매장 내 지점을 폐쇄하면서, 일부를 비디오 ATM으로 교체했다. 지점 은행원과 원격으로 대화하면서 금융 거래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 AT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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