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A씨는 내달 이사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기 위해 회사 근처 시중은행 지점을 찾았지만 쉽사리 빌견하지 못해 허탕 치곤 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은행 지점이 있던 자리가 어느새 커피숍이나 와인판매점 등 다른 점포로 바뀌어 있어 번번이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과 한국시티은행 등 6개 시중은행들이 지난 2019년말 코로나19 시기를 틈타 지점 487개와 출장소 45개 등 총 532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현재 하나은행의 국내 전국 점포수가 594개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4대 시중은행 중 1곳이 문을 닫은 격이다.
은행의 지점 폐쇄는 경비절감으로 직결된다. 은행 수익성 개선으로 은행 주주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나, 반대로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용자 편익, 편리성이 그만큼 줄게 된다. 다시 말해 금융소비자들의 희생을 발판삼아 은행 주주만 배불린 격이라 볼 수 있다. 아직도 논란 중인 '횡재세' 이슈와도 잇닿아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은 전국에 총 794개 점포(700개 지점, 94개 출장소)를 운영중이다. 신한은행은 이보다 적은 722개 지점(610개 지점, 112곳의 출장소)를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점 대비 상대적으로 비용이 싼 출장소를 늘리는 식이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624개 지점과 89개 출장소를 포함해 총 624개 지점을 두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하나은행의 지점 설치가 상대적으로 가장 인색하다. 하나은행 점포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이유이다. 하나은행은 총 594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지점수는 532곳, 출장소가 62개소이다.
은행 점포가 자리를 감추면서 ATM(현금자동입출금기), CD기기(현금자동지급기) 등 자동화기기도 덩달아 급감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6월말 자동화기기 대수를 지난 2019년 6월말 숫자와 비교해 보면 국민은행의 자동화기기 설치대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국민은행의 자동화기기 숫자는 작년 6월 말 5627대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33.8% 감소했다. 특히 ATM 설치대수가 2640대(37.2%) 급감했다. 우리은행의 ATM만 26.3%(1349대) 감소했고, ATM을 포함한 총 자동화기기 설치대수는 이 기간 1527대(25%) 줄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자동화기기 설치 감소율은 각각 12.2%와 13.5%에 그쳐 자동화기기 감소폭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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