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사상 처음으로 6개 발전 자회사에 대한 정기 배당을 포기했다. 지난해 하반기 3조2000억원 규모 중간배당을 이들 자회로부터 거둔 만큼 자회사 달래기용이란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자회사 무배당 정책으로 한전의 또다른 상장 관계사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산업 3개사의 배당 정책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한전이 각각 지분 51%씩 가지고 있는 자회사이다. 한국자유총연맹이 지분 31%로 최대주주로 있는 한전산업의 경우, 한국전력 지분율은 21%로 2대주주 자격이다.
이들 3개 관계사들의 배당성향은 매년 50% 이상으로 개미투자자 사이에선 안정적인 고배당주로 손꼽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연말 한전KPS 28만여주(0.06%p)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1.02%까지 올렸다.
6일 발전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한국수력원자력, 동서·서부·중부·남동·남부발전 등 6개 발전자회사에 "2024년 정기배당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한달여전 내려보냈다.
한전은 통상 발전 자회사들의 3월말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매년 한차례씩 배당금을 징구했다. 지난해 서부발전에서 531억9300만원, 남동발전에 358억3300만원, 동서발전에서 14억4800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한수원, 중부·남부발전 등 3곳은 전년 실적이 적자를 기록해 배당금이 없었다.
2022년 한수원에서만 1360억1000만원, 중부발전과 동서발전에서 각각 246억9400만원과 48억6600만원의 배당금 수익을 챙겼다. 최근 2년에 걸쳐 이들 발전자회사로부터만 2600억원 안팎을 배당금으로 인출해갔다.
이같은 선례를 감안할 때, 한전의 발전자회사 무배당 결정은 다소 의외의 결정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작년 4분기 한전이 발전 자회사 6곳에서 중간배당 명목으로 3조2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인출해 간 점을 감안하면 이번 무배당 정책은 자회사 달래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전이 100% 지분 투자하고 있는 한전KDN 등 발전 자회사들은 한전의 요구에 따라 연말 중간배당 명목으로 곳간을 활짝 열었다. 한수원 1조5600억원, 발전 5사가 총 1조4800억원, 한전KDN 1600억원을 중간배당으로 한전에 몰아줬다.
이들은 연말 이전 중간배당을 서둘러 한전에 전달하기 위해 일제히 정관을 손봤고, 그간 조금씩 쟁여둔 이익잉여금을 대거 내놔야했다. 한전은 이익잉여금 규모대로 각 회사에 중간배당액을 정했다고 설명했으나, 산정 방식이 '깜깜이'였다는 불만이 이들로부터 쏟아졌다.
한수원의 지난해 9월말 이익잉여금은 15조608억. 이중 임의적립금 10조6427억원과 이익준비금 6060억원을 제한 미처분이익잉여금 3조8119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조5600억원으로 한전에 중간배당으로 넘겨줬다.
여타 발전 자회사들 역시 2조~3조가량 쌓았던 이익잉여금을 한전의 호주머니 채우기를 위해 일순간 곳감 빼주듯 내주기는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한전은 자회사들로부터 이례적 배당금을 챙기는 한편, 3511억원을 받고 한전기술 보유지분 중 14.77%(564만5천주)를 장외에 내다팔았다.
한전이 연말 중간배당과 함께 한전기술 보유지분을 급작스레 내다 판 배경에는 한전채 발행 한도가 턱밑까지 찼기 때문이다. 중간 배당 등을 통해 한전은 한전채 발행 한도에 간신히 숨통을 틔운 상황이다.
따라서 한전이 증시에 상장된 3개 관계회사로부터 올해 배당을 이전에 비해 다소 늘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한전기술의 배당성향은 2020년 53.2%에서 2021년 55%, 2022년 60%대로 매년 증가세다. 13기 연속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한전KPS도 매년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당기순이익과 배당금총액을 비교한 배당성향에서 한전KPS의 2022년 배당성향은 58.6%, 2021년과 2020년 배당성향은 각각 54.7%와 59.2%를 기록했다. 이 회사 역시 최근 16회계년도 연속해 결산배당을 진행중이다.
한전이 2대주주로 있는 한전산업의 배당 역시 후한 편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이 45.64% 였지만, 2021년과 2020년 배당성향은 각각 75.41%와 50.33%로 높았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