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 A씨는 최근 들어 계속되는 구강건조와 혀통증으로 고생 중이다. 시도 때도 없이 입이 마르고, 밥을 먹으려 해도 입안이 따가워 식사도 쉽지 않다. 혹시 입안에 문제가 있나 싶어 치과도 가봤지만 구강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민하던 A씨는 주변의 조언을 들어 병원을 찾았고 예상밖의 ‘화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나라 주부들에게 ‘화병’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 화병은 가정, 학교, 회사 등 일상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울화가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 열의 성질로 변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이를 좀처럼 풀어내지 못하는 한국인들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화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나 그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화병은 A씨처럼 혀통증을 비롯해 안구건조증, 불면증, 식욕 저하, 원인 모를 몸 곳곳의 통증 등 다양한 불편 증상을 가져온다. 또한 고혈압, 중풍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러한 화병은 한의학적으로 심장 기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은 모든 장기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기관이자 자율신경을 주관하여 감정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와 울화가 몸안에 쌓이면 심장도 과열되는데, 이로 인해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여러 화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A씨와 같은 혀통증의 경우 심장을 비롯한 상체에 열이 몰리면서 수분을 마르게 하는 것이 그 원인이므로 심장 기능을 바로잡고 몸의 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달아오른 심장의 열을 가라앉히고 자율신경계를 바로잡아 오장육부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을 다스리는 정심방 요법을 통해 환자 개인의 체질에 맞는 적절한 약물 처방을 받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도 병행하면 더욱 만족스럽게 화병을 관리할 수 있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화병은 몸안에 열이 쌓여 심장 기능과 자율신경의 균형이 망가진 상태로, 장기간 방치 시 크고 작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며 “개인별 증상과 체질에 따라 세부적인 진단이 필요하므로 전문가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권장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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