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태영그룹에 “남의 뼈를 깎으려” 한다고 직설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 수위가 한결 부드러워지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결정을 이틀 앞두고 청신호가 켜졌다.
이 금감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7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한투·메리츠) 회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과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이 원장은 “채무자 측이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며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지원을 암시했다. 전날 태영그룹은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안 4가지 이행을 약속하고,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890억원을 입금했다.
다만 그는 “채권단은 워크아웃 신청기업에 금융채권을 유예해 유동성 여유를 주고 채무자는 상거래채무와 같은 비금융채무 상환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부담하는 게 기본 구조”라며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워크아웃 중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채무자와 대주주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제시해 워크아웃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구안 4가지 이행으로 충분치 못하다는 뜻이다.
한편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로 자금경색이 오지 않도록 금융권의 유동성 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향후 1~2년 내에 다시 저금리 환경에 기반한 부동산 호황이 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근거로 예상되는 손실인식을 지연하고 구조조정을 미루는 금융사가 있다면 감독 당국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그는 "각 업권별로 현재 충당금 적립 수준과 함께 향후 예상손실 규모 등을 감안해 충분한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고 신속하게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PF 옥석 가리기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 시각도 다시 확인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 사업장을 전체적으로 종합 점검해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이 더 신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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