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계단식 우물 '바올리스'에 스폿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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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우물 복원으로 인도 '물 부족'+'홍수문제' 일석이조

 * 인도에서 계단식 우물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픽사베이
 * 인도에서 계단식 우물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픽사베이

바올리스(Baolis)는 인도의 계단식 우물 또는 수조를 말한다. 우물은 대수층으로 이어지는 여러 층의 계단식 복도로 이어지는 지하 구조물이었다. 19세기까지 인도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원천이기도 했다. 

원시적인 모양의 우물에서 화려하게 조각된 기념물에 이르기까지, 바올리스는 지하수로의 접근, 공동체 건설, 문화 예술 표현 등 다양한 목적을 수행했다. 인도의 건조한 기후 때문에 특히 인도 서부와 북서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천연 대수층을 이용하고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우기에 물을 가두어 두는 역할도 담당했다.

바올리스는 여행자와 상인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사용됐다. 음용수를 긷거나 빨래도 하고, 아이들을 목욕시키는 곳으로 인도 여성들의 친구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때론 여인네들의 사교 공간이 되기도 했다.

바올리스는 다른 종교와 공동체의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도 하고, 심지어 카스트까지 불러들여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한 번창하는 중심지로 만들었다.

인도가 식민지로 바뀌면서 많은 바올리스들이 사용되지 않고 버려졌다. 빗물 수집 전통은 사라졌다. 현대의 인도는 인구 급증과 함께 도시가 개발되고, 그에 수반해 아스팔트로 포장됐으며, 결과적으로 빗물 수집의 기회를 줄였다.

대수층이 고갈돼 도시는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하게 됐다. 급수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긴 항아리 행렬은 인도의 열악한 상황을 보여준다. 스마트시티를 만든다는 인도 정부의 구호가 허망하게 들리는 근저에는 이런 유틸리티 인프라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비영리 환경 기관 어스아일랜드가 자체 발간하는 저널에서 인도 서부 지역의 단체들이 대수층을 재충전하고 공동체를 재건하기 위해 바올리스를 부활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친환경 단체인 ‘아가 칸 트러스트(AKT)’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지속가능한 주민의 삶을 지원하면서, 친환경으로 자연을 복원하려는 의도가 복합적으로 숨어 있다. 고질적이었던 물 부족을 전통 우물 방식의 복원으로 해결한다. 또한 자연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수집해 정화하고 재활용함으로써 물 생산에 따르는 에너지 소모와 비용을 줄인다.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도 일부 수행함으로써 피해를 줄이는데도 기여한다. 

AKT는 2017년 14세기에 건설돼 여전히 샘물을 공급하는 델리의 하자라트 니자무딘 다르가 바올리스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진흙 제거, 청소, 잔해 제거에 거의 8000시간을 투입했고, 그 결과 지역의 대수층을 다시 충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계단식 우물이 재탄생했다. 

AKT의 보존 건축가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래티쉬 난다는 이러한 계단식 우물의 복구가 지하 대수층을 다시 채우고 도시 전체의 물 유출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지하수면이 급격히 낮아짐에 따라, 계단식 우물은 대수층을 다시 채우고 유출수를 끌어모으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라자스탄 카라울리 지역에서도 마하라즈푸라 우물 복원 프로젝트가 시행됐다. 이 우물은 주민들의 이주, 흉작, 기후 변화와 같은 긴급한 문제를 지역사회가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지역에는 연평균 660mm의 비가 내린다. 가뭄이 빈번해지고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토양 비옥도가 떨어지고 농작물 수확은 떨어지고 있다. 흉년이 일상화됐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지난달 일거리를 찾아 마을을 떠나 도시로 이주했던 사람들이 다시 고향으로 귀환하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그들의 미래가 불확실한 탓이었다. 그러나 마을에서 삶을 유지하려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농업을 다시 시작해야 했고 당연히 물이 필요했다. 이들은 바올리스 재건에 나섰다. 그리고 우물을 재건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고 NGO 단체인 플로우파트너십(Flow Partnership)과 협력했다. 

우물 재건에 더해 더 많은 물이 들어와 찰 수 있도록 우물의 주변에 수로도 팠다. 비가 내리자 빗물은 새로 복원된 계단식 우물을 가득 채웠다. 나아가 깊은 대수층을 재충전하고, 지하수면을 높였으며, 농작물 관개를 용이하게 했다. 농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도시에서 돌아온 많은 주민들이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마을의 수장은 마을을 되살린 계단식 우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절을 지어 봉헌했다. 

인도의 물 관리인으로 불리는 물 보존론자 라젠드라 싱은 마하라즈푸라 프로젝트에 대해 "물로 문화를 복원한 전형이며 문화와 커뮤니티와 주민을 모두 보전하는 상생 프로젝트“라고 진단했다. 플로우파트너십 책임자인 민니 제인은 "과거의 물 조달 수단이었던 계단식 우물은 현대 지역 사회의 물 순환의 균형을 맞출 뿐만 아니라 주민들 내부의 균형을 회복한다는 것까지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인도 북서쪽 구자라트주 타르살리에서 시행된 우물 복원 프로젝트는 카스트와 종교적 경계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300년 된 ‘피파왈리 니 바브’ 우물을 복원했고, 우물은 연중 물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교와 성별의 사람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첸나이에서는 전문가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단식 우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첸나이는 물 부족과 홍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물 부족과 홍수 두 가지가 동시에 빈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건축 단체, 물 전문가, 사회 복지 단체 등이 모여 첸나이에 있는 53개의 고대 우물을 되살리기로 한 것이다. 

시범 프로젝트는 빗물 정원을 사용하여 폐수를 수집하고, 폐수는 갈대로 처리되어 비음용 재사용 및 하수도 재충전에 사용된다. 또 다른 프로젝트는 자연 기반 솔루션과 도시의 폐수 저장 및 처리 탱크를 활용하여 물을 계단 우물로 우회시킨다. 그밖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우물 주변에 정원을 만들어 계단식 우물의 사회적 가치를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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