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만에 뉴욕에서 열린 ‘유엔 물 컨퍼런스 2023’은 뜻깊은 행사였다. 행사를 총괄한 리쥔화 사무총장은 컨퍼런스 모두에서 "물은 살아 숨쉬는 생태계의 혈액이다. 생태계의 피가 위기에 처한다면 사람의 생존도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지구와 인류 역시 지구환경 유지에 실패함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수요일 개막한 유엔 물 컨퍼런스를 통해 모든 참가국들은 위기감을 절감했고, 이들에게 다양한 논의 주제를 안겨 주었지만 액션 플랜, 즉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열린 탓이었을까. 수자원 부족과 물 오염을 해소하는 것은 사실 탄소제로를 향한 여정보다 더 어려운 길인데, 여전히 무심하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 재단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유엔 물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글을 게시했다.
요약 글은 뉴욕시에서 과학 부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델라니 드라이푸스의 기고 형식을 빌었다. 그녀는 뉴욕대의 환경 전문 박사 출신으로 현재 사이언스라인의 편집장도 맡고 있다. 드라이푸스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나열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됐다’고 했다. 그러나 실천 과제로서 구체적으로 채택된 정책이 없었다는 점에서 갈 길은 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에서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물 관리 격차 해소 ▲물과 위생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 ▲물 생태 복원력 회복 ▲기후 변화 대처 등 네 가지 핵심 조치가 필요하다고 재삼 강조했다. 유엔 세계 물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홍수와 가뭄은 자연 재해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물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를 체험하는 주요소다.
유엔은 세계 담수 자원의 상태를 평가하면서, “물 관리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국제 사회는 유엔의 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깨끗한 물과 위생을 인류 전체의 인권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유엔의 목표다.
그러나 203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일부 지역의 경우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국경을 넘는 수자원 관리를 네 배로 늘려야 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고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쳐 물 수요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은 높은 산에서 발원해 대륙을 통과하고 국경을 넘어 바다로 흘러든다. 즉 물은 단일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사회의 공통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물이 부족하면 파리협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전 세계 인구는 2016년 9억 3300만 명에서 2050년에는 약 20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의 발표 내용이다. 지구 환경에서 수질에 대한 데이터는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도 큰 문제다. 앞을 내다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담수 생태계는 위협적이다. 담수는 인간의 농업 개발 또는 생명 유지를 위한 활동으로 인해 빠르게 사라지거나 퇴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인 예다. 농업에 의한 유출을 포함한 폐수는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이며, 전 세계 폐수의 약 80%가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물 안보 평가에 따르면, 현재 4명 중 3명이 물이 안전하지 않은 국가에 살고 있다.
이번 물 컨퍼런스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참가국 모두의 정치적 의지를 고무시킴으로써 2030년을 겨냥한 ‘국제 물 행동 어젠다’를 확정하는 것이었다. 회의를 통해 정부, 기업 및 비정부기구 700곳 이상으로부터 물 관리 약속을 받은 것은 의미가 큰 성과였다. 그러나 국제적인 ‘약속’은 과거의 사례를 더듬어 보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만큼 강력하지 않았다.
찰스 아이슬란드 WRI(세계자원연구소) 물 책임자는 그래도 이번 회의에서 ‘”판도를 바꿀만한 약속이 여럿 발표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뎁 할랜드 미 내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 회복력이 있는 물과 위생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한 최대 49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그녀는 또한 ”세계 물 전략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22개국을 지원하기 위해 7억 달러를 할당하겠다“며 미국 국제개발기구 계획을 발표했다.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는 엄청나게 많은 수분을 포함하게 된다. 이는 강수를 줄이고 담수량을 격감시킨다. 담수 공급의 감소는 탄소를 저장하는 담수 생태계의 능력을 저하시키고 더 심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게 된다.
본지가 평가하기에 이번 ’유엔 물 컨퍼런스 2023‘의 가장 큰 성과는 MZ세대의 물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졌다는 사실에서 찾아진다. 청년들의 수자원 관련 옹호 활동이 대폭 증가하고 있음이 대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는 미래의 청신호다. 기성세대는 지속가능한 물 개발 의제에서 뒤지는 반면 MZ세대의 운동은 가열차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연합 유럽 물 연대 사무국의 사라 두스 사무국장은 68개국에서 약 500명의 젊은이들이 이번 뉴욕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다카르에서 열렸던 제9차 세계 물 포럼에서는 물을 위한 세계 청소년 운동 차원에서 전 세계 11만 명 이상의 청소년을 대표하는 370개의 청소년 주도 단체가 연합이 결성됐다. 물 관련 세계 청소년 운동이 본격화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MZ세대는 이번 회의에서도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 내에 포괄적이고 영구적인 기구가 만들어질 것을 공식 요구했다. "현재 유엔에는 물을 담당하는 32개의 기관이 있지만 물에 대한 정치적 리더십이 부족하다. 유엔 내부에 더 강하고 전 세계가 응집한 기구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물 특사‘ 제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간 만장일치 합의를 이끌어 내지는 못할 전망이다. 일부 국가들에게 물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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