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물 위기가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뉴욕 유엔 본부에서 거의 반세기 만에 열린 유엔 물 컨퍼런스가 이를 입증한다. 안전한 식수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기는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이 여전히 노상 배변하고 있고, 수백만 명이 오염된 물을 공급받고 있다.
물 자체는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정책 의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물 부족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던 탓이다. 그러나 물 문제만큼은 안전하리라 인식됐던 미국의 사정이 달라지면서 전 세계가 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서부 지역 가뭄과 폭염이 불러온 현상이다. 네이처지가 전 세계적인 물 위기의 상황을 진단하는 기획 기사를 내보내 주목받았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직전의 유엔 물 컨퍼런스는 1977년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다. 118개 국가는 당시 20세기 말까지 세계적인 물 위기를 피하기 위해 “1990년까지 보편적인 깨끗한 물과 위생을 달성할 것”을 권고하는 마르 델 플라타 행동 계획(Mar del Plata Action Plan)을 발표했다.
그 후 몇몇 저소득 국가들이 수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대신 당시 네이처가 보도한 것처럼 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제안되었다. 그 뿐이었다.
약 40년이 지난 2015년, 국제 사회는 모든 인류에게 깨끗한 물과 위생을 제공하기 위한 2030 플랜 ‘유엔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를 설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구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약 20억 명이 여전히 집에 안전한 식수가 부족하고, 약 3분의 1의 사람들이 집에 손 씻기 시설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현재의 개선 속도로는 16억 명의 사람들이 2030년까지 여전히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한다.
물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기후 관련 국제 대응에서도 물은 그렇게 취급됐다.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 물은 유엔의 우선 순위에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로마 물관리 연구소의 맥도넬 박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물 재앙이 너무 끔찍하고 이는 더 악화될 것이다. 더 기다릴 수 없다“고 강조한다.
물 위기는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최악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의 약 70%가 안전한 식수 서비스가 부족하다. 취약하거나 분쟁 중인 지역사회의 물 불안을 해결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올려야 한다. 지난해 소말리아에서는 무려 4만 3000명이 가뭄으로 사망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염된 상수도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2021년 전 세계 의료 시설 10곳 중 1곳은 위생 서비스를 받지 않았고 약 8억 5700만 명이 의료 시설에서 물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말 유엔 과학기구 유네스코 파리 본부에서 국경을 초월한 물 협력 연합이 출범했다. 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국가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아랍 국가의 수자원의 약 3분의 2가 국경 밖에서 유입된다.
정부 간 기후 변화 패널(IPC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이미 1년 중 적어도 일정 기간 동안 심각한 물 부족의 위험에 처해 있다. 이 숫자는 폭우, 홍수, 가뭄 및 산불 사건과 같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의 온도보다 섭씨 1.5도 높은 온도에 도달한다면, 세계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010년 기준에서도 이미 중국 동부지역, 동남아 전체, 유럽 전체, 아프리카 지역은 가뭄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었다. 불과 10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 서부와 중남미, 아르헨티나 중심의 남미, 러시아 등지로 위험 지대가 확산됐다. 이제 전 세계에서 가뭄과 물 부족에서 안전지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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