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용도로 인프라 구축은 전 세계적으로 200개 이상의 스마트시티에서 벌어진 프로그램이다. 일부 도로는 차량 통행을 금지시켰다. 승용차 주차장은 일부 야외 식당이나 공원으로 변했다. 유럽 도시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제한 속도를 더 낮추거나, 무료 자전거를 지급하고 일방통행 보도를 실험했다.
이들 도시 상당수가 임시로 설치했던 자전거 도로를 영구화하고 추가 도로망을 구축하고 있다. 패스트컴퍼니, 유로뉴스, 르몽드 등에 보도된 사례들을 모아 본다.
독일 베를린은 자전거로 확 달라졌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확산되자 시민들은 지하철 탑승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베를린 시정부는 서비스를 위해 시가에 팝업 자전거 도로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주차공간에 플라스틱 장벽을 설치하고 스프레이 페인팅으로 자전거 기호를 추가했다. 지난해 9월 자전거 전용도로는 영구화됐다. 프리드리히샤인-크로이츠베르크 구의 모니카 헤르만 시장은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임시에서 영구도로로 바꾸는 데 1년이 걸렸다. 이는 대단히 빠른 속도"라고 강조했다.
뉴욕시에서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도로 이용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오픈 스트리트 프로그램’이 영구화됐다. 예컨대, 브루클린의 윌러비 거리에서는 자동차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보도를 대폭 확장하는 ‘연석 확장’을 시해앴다. 자동차 전용의 좁은 차선에는 시속 5마일(8km)이라는 제한속도가 큰 표지판에 적혀 있다. 이 정도 속도면 자전거보다도 훨씬 느린 이동이다. 야외 식사를 위해 보도에 공간을 구성하는 도시의 오픈 레스토랑 프로그램도 이제 영구화됐다.
파리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시작돼 임시 발표된 '코로나피스트'라고 불리는 31마일의 자전거 도로가 현재 영구히 운행되고 있다. 새로운 콘크리트 구조물과 조경 인프라가 자전거 차선과 자동차 교통을 분리해 주고 있다. 파리시는 2026년까지 112마일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추가할 계획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일부 도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자전거 타기를 권장해 왔다. 탄소 제로를 위한 발빠른 움직임이었다. 이들 도시는 모두 오늘날 모범적인 스마트시티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편 성공과는 다른 길을 걸은 경우도 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는 도로 교통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된 ‘건강한 거리’ 프로그램이 최근 종료됐다. 혼란스러운 표지판과 도난당하거나 옮겨지기 쉬운 경량 장벽을 설치해 어설프게 운영된 때문이다. 정책과 시행의 완결성이 왜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버클리 시정부는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이 부족했다고 실토했다. 다만 이 프로그램에서 교훈을 얻은 버클리는 교차로에서 차량의 속도를 늦추는 3개의 교통 서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버클리에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한 거리 자원봉사 단체 ‘워크 바이크 버클리(Walk Bike Berkeley)’가 있다. 이 단체의 책임자인 리자 러츠커 위원은 패스트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교통 서클을 설치하는 것을 논의하면서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변화를 만들며,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방법을 습득했다“고 말했다.
기간의 단축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마트시티가 일반적으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때는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정도의 기간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자전거 도로는 달랐다. 전용도로가 이처럼 신속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라는 긴급 상황이 ‘느림보’ 정책을 변화시켰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배우는 방식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난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이제 걷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생활 공간이 되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 사람들의 이동의 절반 이상은 3마일 이하이며, 이 여행의 대부분은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 이를 걷거나, 자전거 타기,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전환시키는 작업이 스마트시티의 현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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