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을 자동차 없는 거리로”…독일의 직접 민주주의가 정치를 이긴다

글로벌 |입력
현재의 베를린 도로와 차 없는 거리 시행 후의 도로 전경. 사진=가디언
현재의 베를린 도로와 차 없는 거리 시행 후의 도로 전경. 사진=가디언

베를린을 자동차 없는 도시로 만들자는 캠페인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들의 요구로 진행되는 환경 친화적인 캠페인에 환경 전문 매체인 인해비타트, 가디언 등 여러 언론들이 잇따라 보도하며 켐페인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보도 내용들을 엿보면 베를린을 세계에서 가장 큰 차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베를린 시민들의 의욕이 넘친다.

캠페인은 베를린의 시민단체인 아우토프레이(Autofrei)가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금지 대상은 영국 런던 1, 2구역 전체의 면적과 같은 크기인 ‘S-Bahn 순환선’이 선회하는 88평방킬로미터다. 아우토프레이가 5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이 지역에 대한 자동차 통행 금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생업을 차량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들과 응급서비스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른 모든 사람은 이사를 해야 할 경우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일년에 최대 12번의 차량 통행이 허용된다.

전기차까지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캠페인을 주도하는 아우토프레이의 닉 카스트너는 "그렇지 않다. 현재 독일 내 전기차 비중은 전체 차량의 1.3%에 불과하다.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은 단순히 주행 방식이나 차량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주행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캠페인의 대변인인 마누엘 위만은 또한 자동차들의 타이어 마모로 인해 대기가 오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들이 너무 많은 공공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전기 자동차든 디젤 자동차든 불필요하게 인간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베를린 시의회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베를린 여행의 3분의 1만이 자동차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공공 공간의 58%가 자동차에 할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를 위한 공간은 단지 3%만이었다. 자전거는 베를린 시 전역 여행의 15%, 도심지에서는 18%를 차지했다.

주차된 차들은 17평방킬로미터에 달했다. 베를린은 유럽에서 가장 앞선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 중 한 곳이지만 자전거보다 거의 20배 더 많은 공간이 자동차에 할애되었다. 도로 사망자의 4분의 3은 보행자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다.

이 캠페인의 설계자인 니나 노블레는 "이는 스마트한 도시의 핵심인 환경의 문제다. 시민 모두가 함께 살고, 숨쉬고, 노는 법에 관한 것이다. 시민들이 창문을 열고 잠을 잘 수 있어야 하고 아이들이 거리에서 놀아야 한다. 노인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어야 하고 쉴 수 있는 벤치가 많이 있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캠페인은 독일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직접 민주주의를 활용하고 있다. 국민투표를 통한 정책의 관철이다. 캠페인과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베를린에서는 가장 큰 지주들로부터 수천 채의 집을 수용하는 국민투표도 있었다.

헌법에 명시된 직접 민주주의는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제안된 법률 변경에 찬성하는 2만 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야 한다. 2단계에서는 17만 명의 서명을 필요로 한다. 정부가 이 두 단계 이후에 법 시행을 거부하면, 국민투표에 붙여진다.

캠페인은 이미 1단계의 요건을 충족했다. 단체는 2단계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카스트너는 "연방 환경부의 최근 조사에서 91%의 사람들이 자동차가 없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베를린 시민 중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라고 밝혔다.

과거 자전거 친화적인 이동성 법을 요구했던 주민투표 발의안은 정부가 2단계 과정을 거쳐 법을 채택했기 때문에 국민투표까지 가지는 않았다. 지난 9월 베를린 선거에서 녹색당이 18.9%로 득표율이 상승한 후, 차기 집권 연립정부에서도 녹색당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법 제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