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올해 3분기 나란히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규 수주 시장에서는 생산능력을 확대한 중국이 더 빠르게 물량을 확보하면서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당장 일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조선 3사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
아울러 올해 임금교섭을 마무리한 조선 3사는 생산 안정에 집중할 여건을 마련했다. 다만 성과급 제도 개선과 하청노조 교섭 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과의 경쟁에 대응할 기술력뿐 아니라 원가를 관리하면서 숙련인력을 확보하고 납기·품질을 지킬 생산 역량도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선가 물량에 두 자릿수 이익률…다음 수주의 수익성은 별개
2일 각 사의 최근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536억원, 영업이익 89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2%, 6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5.6%다.
한화오션은 매출 3조4139억원, 영업이익 4857억원으로 각각 12.9%, 67.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2%다.
삼성중공업도 매출 3조1504억원, 영업이익 3384억원을 기록해 각각 19.6%, 42.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0.7%다.
세 회사의 합산 매출은 12조3179억원, 영업이익은 1조7233억원이다.
실적 개선의 공통 배경은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이다. 선박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고 건조 과정에서 매출과 이익이 인식된다. 과거 높은 가격에 확보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 선박의 건조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3사 간 실적 차이가 났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은 각각 13.5%, 34.0% 감소했고 삼성중공업은 4.1%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 하락, 임금교섭 관련 비용 선반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은 2분기 해양 프로젝트 매출을 인도 시점에 일시 인식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하계휴가·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가 있었다.
한국 수주 42% 늘 때 중국은 92%…고부가 선종 경쟁 심화
이처럼 과거 수주 물량이 조선 3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사이, 신규 수주 시장에서는 생산능력을 확대한 중국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의 9월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신규 선박 수주량은 7071만CGT다. CGT는 선박의 크기와 건조 난이도를 반영한 표준선환산톤수다.
한국은 이 기간 1093만CGT를 수주해 세계 시장의 15.5%를 차지했다.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늘었지만 점유율은 17.0%에서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수주량이 92.1% 증가한 5391만CGT에 달하면서 점유율이 62.2%에서 76.2%로 상승했다.
9월 말 한국의 수주잔량은 3817만CGT로 전년 동월보다 11.9% 늘었다. 중국은 1억5104만CGT를 확보했다. 세계 수주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1%, 67.5%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은 한국과 중국의 격차에 양국의 생산능력과 수주 전략이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건조할 물량을 상당 부분 채운 상황에서 늘어나는 발주를 중국이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낮은 가격을 앞세워 수주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선박그룹(CSSC) 계열 주요 조선소는 LNG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시장에서도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못하는 게 아닌데, 시장이 너무 좋고 중국이 (수주 물량을) 공격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수주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미래에는 걱정이 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이 강점을 가진 LNG선에서도 중국은 상당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9월18일까지 발주된 LNG선 66척 가운데 한국은 40척, 중국은 26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가는 약세다. 클락슨의 17만4000㎥급 LNG운반선 신조선가는 올해 8월 2억4850만달러에서 9월 2억4650만달러로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이 공개한 자료에서는 10월30일 기준 2억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8월보다 350만달러, 1.4% 하락했다.
조선업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저가 LNG선 수주가 시장가격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짚었다. 다만 최근 하락 폭이 크지는 않으며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도 최근 LNG선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은 만큼, 조선사의 수익성이 계속 나빠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살짝 낮아진 것은 맞지만 그렇게 유의미하게 낮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워낙 고가였던 가격이 안정화되는 측면과 하반기 수요가 다소 주춤한 영향 등 여러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로 선가가 내려갈지 올라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금교섭 이후 남은 과제…인력 확보와 원가 관리의 균형
고부가 선박 시장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숙련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수익성을 지킬 과제로 꼽힌다. 수주 당시 예상한 이익을 지키려면 건조 과정의 추가 비용을 줄이면서 약속한 납기와 품질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 3사의 올해 정규직 임금교섭은 마무리됐다. 삼성중공업은 9월23일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11차례 부분파업 끝에 10월27일 임금·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이 가결됐고, 한화오션도 같은 달 29일 찬성률 50.02%로 임단협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쟁점은 성과 보상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초과이익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부가가치의 20%에서 영업이익의 10%로 변경해 내년 초 지급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연말까지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화오션과 하청노조 간 교섭은 별도로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지난달 29일 교섭 결과에 따르면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웰리브지회는 임금·복지·고용 등을 포함한 36개 조항을 요구했지만, 한화오션은 안전 관련 6개 조항만 교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오는 3일 실무교섭에서 나머지 의제의 교섭 여부를 논의하고 5일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숙련인력을 유지할 보상 수준과 원가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은창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호황에도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지 않는 데는 향후 불황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인력 부족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보상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되 중국과의 가격 경쟁과 업황 변동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그는 “우수 인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인건비도 충분히 주고 보상도 해줘야 한다”며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과 중국과의 경쟁 때문에 적정선이 어디인지를 찾아야 하는 영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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