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 김나연 기자| 글로벌테크놀로지가 반도체 설계를 넘어 패키지와 모듈, 펌웨어, 광학까지 자체 기술을 묶어 공급하는 풀스택(Full-Stack)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소비자용 디스플레이 반도체 중심에서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양산에 착수하며 제품군과 전방 시장을 동시에 확장하는 모습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자동차용 스마트 무드램프(SAL, Smart Ambient Lighting) 반도체의 초도 양산 발주서(PO, Purchase Order)를 확보하고 공급을 위한 웨이퍼 양산에 들어갔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2027년 초 양산 공급 개시가 목표다.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자동차용 반도체에서 실제 양산 물량을 확보한 첫 사례다. 설계 단계부터 완성차 부품 인증 요건을 반영해 양산 전환 속도를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설계 넘어 패키지·모듈·광학까지 자체 역량 결합
글로벌테크놀로지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반도체 설계 이후 단계까지 직접 다룬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팹리스가 집적회로(IC) 설계와 공급에 주력한다면,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초소형 패키지와 모듈, 디스플레이 조정, 펌웨어 설계와 렌즈 등 광학 기술까지 개발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반도체 칩 단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고객사가 실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공급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사업적 가치가 커진다. 글로벌테크놀로지의 기반 기술인 발광다이오드 구동 집적회로(LDI, LED Driver IC)는 화면을 구성하는 발광다이오드의 점등과 밝기를 제어하는 반도체다. 미니 발광다이오드와 적·녹·청 발광다이오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처럼 화면 속 광원을 더 세밀하게 제어하는 디스플레이로 진화할수록 구동해야 하는 발광소자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반도체의 제어 역할도 커진다.
김민선 글로벌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글로벌테크놀로지는 IC 설계에 머무는 일반적인 팹리스가 아니라 다양한 디스플레이 응용처에 맞는 렌즈와 RGB 패키지 등 광학 기술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솔루션 기업”이라며 “이번 스마트 무드램프 양산 착수는 소비자용 중심이었던 매출 구조가 자동차용으로 확장되는 첫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차량 실내 조명에서 통신망 반도체까지 전장 포트폴리오 구축
자동차 사업의 첫 양산 제품은 스마트 무드램프다. 대시보드와 문, 센터콘솔 등 차량 실내에 배치된 발광다이오드의 색상과 밝기를 제어하는 반도체다. 단순히 조명을 켜고 끄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발광다이오드를 개별 제어해 차량 주행 상태나 사용자 설정에 맞춘 색상과 조명 효과를 구현한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이번 발주를 계기로 소비자용 제품에 집중돼 있던 매출 구조를 자동차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스마트 무드램프 시장은 2026년 약 60억개에서 2029년 약 9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국내 시장 역시 연간 약 2억개에서 2029년 7억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조명 제어 반도체에 이어 차량용 통신망(CAN) 송수신 IC 국산화도 완료하고 양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용 통신망은 자동차 내부 전자제어장치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도록 연결하는 핵심 통신 체계다. 엔진, 배터리, 계기판, 조명 등 각각의 전자장치가 독립적으로 구동하지 않고 하나의 차량 안에서 데이터를 원활하게 교환하도록 지원한다. 송수신 IC는 전자제어장치가 만든 신호를 차량 배선으로 전달하고, 반대편에서 들어온 신호를 다시 전자제어장치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신 기능과 전원 제어를 결합한 통합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고속 차량용 통신 규격인 차량용 통신망 가변 데이터 전송(CAN FD) 기술과 신호 품질 향상 기능, 직류 전압을 낮춰주는 강압형 전원변환기를 단일 반도체에 집적하는 방식이다. 차내 데이터 통신과 전원 제어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로 통합하려는 것이다.
차세대 전기차 전장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한 48볼트 차량용 통신 IC 개발에도 착수했다. 고속·고용량 배터리 충전 등 차세대 전기차의 시스템 전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이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글로벌테크놀로지의 신규 실적 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스마트 무드램프 매출이 2027년 47억8500만원에서 2029년 14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차량용 통신망 반도체 매출도 같은 기간 26억9700만원에서 104억2500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제품 모두 2025년까지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던 신규 제품군이다.
적·녹·청 하나의 회로로 제어…시분할 구동으로 부품 수 감축
소비자용 시장에서는 기존 구동 IC 기술에 광학 기술을 결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핵심 기술은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자체 개발한 시분할 구동이다.
일반적인 방식에서는 적색과 녹색,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각각의 회로가 제어한다. 반면 글로벌테크놀로지의 시분할 방식은 하나의 구동 채널이 극히 짧은 시간 간격으로 세 가지 색상을 번갈아 제어한다. 하나의 구동회로를 여러 색상이 공유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동일한 화질을 유지하면서도 구동 IC와 주변 부품 수를 기존 대비 최대 3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반도체 부품 수가 줄어드는 만큼 디스플레이 내부 회로 구성도 단순화할 수 있다. 시분할 구동은 글로벌테크놀로지가 기업설명회 자료에서도 핵심 원천기술로 제시하는 분야다.
반도체에서 렌즈·백라이트까지 공급 확대
글로벌테크놀로지는 구동 IC 공급을 넘어 발광소자를 실제 디스플레이 모듈에 적용하는 광학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구동 IC가 발광다이오드를 전기적으로 제어한다면, 패키지와 렌즈는 생성된 빛을 디스플레이 구조에 맞게 분배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같은 발광다이오드를 사용하더라도 빛을 얼마나 균일하게 확산시키고 필요한 영역에 집중시키느냐에 따라 화면 품질이 달라진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자체 광학연구소를 통해 디스플레이별 맞춤 렌즈를 설계하고 있다. 적·녹·청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를 초소형 패키지로 구성하는 패키지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MIP, Micro LED in Package) 개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구동 IC와 자체 광학 기술을 결합한 백라이트유닛 개발을 통해 공급 준비를 갖추고 있다. 구동 IC뿐 아니라 적·녹·청용 렌즈를 넘어 막대 형태의 광원 모듈까지 사업화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추진하는 풀스택 전략은 단일 반도체 칩 납품을 넘어 고객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단계까지 개발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구동 IC 설계에 패키지와 모듈, 펌웨어, 렌즈 등 광학 설계를 결합해 디스플레이와 자동차용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용 시장에서는 디스플레이용 구동 IC에서 백라이트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 제품으로, 전장 시장에서는 스마트 무드램프에서 차량용 통신 반도체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2013년 설립됐으며 2026년 7월 기준 국내외 특허 111건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차량용 통신망 송수신 IC 국산화와 전원·통신 통합반도체, 차세대 48볼트 차량용 통신 IC 등 후속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소비자용 시장에서도 시분할 구동과 광학 기술을 결합한 백라이트유닛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특정 사업 부문에 의존하지 않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과 17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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