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테크놀로지 실사

LDI는 팔렸다, 다음 칩엔 돈이 든다…'지금 IPO'의 셈법

지난해 연간치 근접한 반기 매출과 흑자 전환, LDI가 반등 견인 웨이퍼·연구개발에 집중한 공모금, 인력·운전자본이 상장 재촉

증권 |윤승재 기자,안효건 기자 | 입력 2026. 08. 26. 09:03
경기 화성 동탄 글로벌테크놀로지 본사 쇼룸에 설치된 원통형 투명 디스플레이. 화면에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에도 뒤쪽 공간이 비쳐 보인다.
경기 화성 동탄 글로벌테크놀로지 본사 쇼룸에 설치된 원통형 투명 디스플레이. 화면에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에도 뒤쪽 공간이 비쳐 보인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경기 화성 동탄 글로벌테크놀로지 본사 쇼룸. 원통형 투명 디스플레이에 영상이 흘렀다. 화면 너머 회의실과 창문은 그대로 비쳤다. 측면 덮개를 열자 기판과 전자부품, 배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공간에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촘촘히 심은 백라이트유닛(BLU) 보드와 제어기판이 놓였다.

글로벌테크놀로지가 보여주려 한 것도 ‘화면 뒤 가치’다. 불황에 갇힌 TV 밸류체인 밑에서 어떻게 돈을 버는지, 무엇이 급증한 매출을 만들었는지다. 회사는 반도체 생산공장 없이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Fabless)다. 사업 범위는 칩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패키지와 모듈, 광학, 보드까지 고객 완제품에 맞춰 함께 설계한다. TV용 LED 구동칩에서 차량용 반도체까지 영역을 넓히는 시스템반도체 솔루션 기업에 가깝다.

쇼룸에는 TV에서 차량으로 이어질 제품군이 이미 자리 잡았다. LED 구동칩(LDI·LED Driver IC)과 투명 LED, 자동차용 반도체가 한자리에 있었다. 자본시장이 주목하는 영역은 그다음이다. 고객 검증을 몇 번 통과할 수 있는가. 양산이 얼마나 반복되는가. 실제 매출로 얼마나 남는가.

양산까지 남은 거리는 일단 제각각이다. 차량 실내 조명용 제품인 스마트 앰비언트 라이트(SAL)는 주요 고객사 양산 승인 절차를 밟는 중이다. 차량 전자장치 간 통신을 돕는 CAN도 양산 공급을 준비한다. 마이크로 LED는 시계가 더 뒤인 장기 프로젝트다. 가장 먼저 답을 낸 제품이 LED 구동칩(LDI)이다. LED에 흐르는 전류를 조절해 밝기와 색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숫자가 된 기술, LDI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297억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60억원, 순손실은 259억원이었다. 올해 흐름이 바뀌었다. 상반기 매출만 288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에 이미 근접했다. 영업이익 12억원, 순이익 15억원도 냈다.

실적 반등 중심에는 LDI가 있다. 국내 가전 고객사향 LDI 매출은 상반기 153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71억원보다 두 배 넘게 많다. 프리미엄 TV에 들어가는 LED가 많아지면서 구동칩 탑재량도 늘었다. TV 판매량이 정체돼도 고급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 세트 한 대에서 얻는 반도체 매출은 커질 수 있다.

가격 경쟁력만 놓고 보면 중국 업체가 앞선다는 점을 회사도 인정한다. 김민선 글로벌테크놀로지 대표는 지난해 공급 경쟁을 떠올리며 “중국이 우리보다 15~20% 싸게 들어왔다”고 말했다. 가격 차이에도 화질과 기술지원 등을 포함한 고객 평가에서 자신감이 있었고 자사 제품 채택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LDI는 일단 팔리는 제품임을 증명했다. 다음 과제는 반복과 확장이다.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새 고객과 시장에서도 같은 양산 실적을 만드는 과제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이번 기업공개(IPO)는 그 과제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디딤돌로 목표한다.

경쟁사는 중국, 공모가 피어는 대만

글로벌테크놀로지 본사 쇼룸에 전시된 시제품. LED가 배치된 보드와 제어기판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테크놀로지 본사 쇼룸에 전시된 시제품. LED가 배치된 보드와 제어기판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기술 시연이 끝난 뒤 질문은 기업가치로 넘어갔다. 김 대표가 능동행렬(AM) 방식 LDI 실질 경쟁사로 꼽은 곳은 중국 하이에이지(High Age), 엑스 시그널(X Signal), 샹센(Shangsen)이다. 공모가를 산정할 때 사용한 회사는 다르다. 피티파워(Fitipower), 노바텍(Novatek), 시트로닉스(Sitronix), ITH 등 대만 상장사 4곳이다.

능동행렬은 발광 구역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AM 방식이 수동행렬(PM) 방식에 비해 구동 구조부터 전력 효율까지 우위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중국 경쟁사가 비교기업에서 빠진 배경을 묻자 “지금 세 곳 다 적자”라고 답했다.글로벌테크놀로지는 주가수익비율(PER) 상대가치법을 썼다. PER은 기업 시가총액이 순이익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적자기업에는 정상적인 양(+)의 PER을 적용하기 어렵다. 제품시장에서 맞붙는 상대와 자본시장에서 몸값을 비교하는 상대가 갈라진 이유다.

피어보다는 미래 실적을 한층 보수적으로 적용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처음에 4000억원을 잡았다”며 “이후 확실하지 않은 매출은 최대한 빼고 구매주문서(PO) 기준으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신고서상 2029년 예상 매출은 1695억원이다.

“비상장이라 안 온다”…지금 IPO 하는 이유, 인재

글로벌테크놀로지와 현대모비스 협력 공간.
글로벌테크놀로지와 현대모비스 협력 공간.

실사 막바지에는 상장 시점이 질문에 올랐다. 현금이 충분하고 올해 실적이 개선됐다. 신사업 매출을 조금 더 쌓은 뒤 상장하는 선택지도 있다. 그런데도 지금이다. 김 대표 “일리가 있는 질문”이라고 끄덕였다. 그러면서 다음 제품을 설계할 사람, 먼저 주문할 웨이퍼, 양산까지 안정성을 확보할 시간을 상장 배경으로 꼽았다.

당장 풀어야 할 문제가 인력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 연구개발 인력은 62명이다. 팹리스에서 설계인력은 개발 역량과 직결된다.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하면 다음 제품 일정도 밀릴 수 있다. 김 대표는 상장사 지위가 해외 고객사에 회사 인지도와 안정성을 설명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봤다.

웨이퍼 자금도 상장 시점을 앞당겼다. 웨이퍼(Wafer)는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원판이다. 김 대표는 한 차례 웨이퍼 발주에 60억~70억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늘수록 생산에 앞서 묶이는 운전자본도 커진다. 신고서상 공모금 대부분을 연구개발과 웨이퍼 확보 등 운영자금에 배정한 이유다. 회사는 최저 희망공모가 기준 순수입금 508억원 가운데 개발비와 웨이퍼 선수금에만 409억원을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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