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성 기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최근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평가’에서 올해 1~7월 국내 주가의 일별 수익률 표준편차가 4.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4%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2%, 코로나19 당시 2.6%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상위 30개국과 비교해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주요 30개국 평균은 1.3%였으며, 일본은 2.1%, 대만은 2.0%였다. 한국의 변동성이 일본과 대만의 약 두 배에 달한 셈이다.
한은은 변동성이 커진 첫 번째 배경으로 반도체 집중을 꼽았다. 올해 1~6월 코스피 상승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기여율은 약 77%였다. 코스피가 8000선에서 9000선을 넘어서는 구간에서는 두 종목의 기여율이 99%까지 높아졌다. 7월 말 기준 두 기업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도 각각 28.2%, 23.0%로 절반을 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전망이 흔들리자 시장 전체가 크게 조정받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6월 22일까지 116% 상승해 9114.6을 기록한 뒤 7월 30일 5593.6까지 약 39% 하락했다.
외국인의 매도와 이를 받아내던 개인의 매수 여력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보유주식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1312조원에서 올해 6월 말 2900조원으로 약 2.2배 늘었다.
한은은 국내 레버리지 포지션의 누적 및 청산도 이러한 흐름을 증폭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증권사 신용융자 등 주식 관련 대출을 이용한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상반기에만 21% 증가했다. 한은은 주가 조정 과정에서 이런 투자가 빠르게 청산되며 매도 압력이 단기간에 집중됐고, 장 초반 반대매매가 일중 변동성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국외 레버리지 투자도 국내 시장에 파급됐다.
국내에 앞서 2025년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은 상반기 중 기초자산 가격 상승과 함께 20배 이상 늘었다. 이 과정에서 ETF 운용사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맺은 글로벌 IB가 헤지 목적의 국내 현물·선물·옵션거래를 실행하면서 국내상장 레버리지 ETF와 유사한 경로로 국내 주가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최근 주가 조정 이후 레버리지 투자가 상당 부분 청산되고 변동성도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반도체 쏠림이 여전하고 주가 상승 기대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변동성 재확대 위험은 남아 있다고 봤다.
이어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 등의 점검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특정 업종, 기업에 의한 시장 집중 완화, 투자자 기반 확충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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