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세미파이브 수주 창출력이 지난해 상장 당시 손익 추정을 뒤흔들고 있다. 예측 가능 패턴으로 들어선 매출과 달리 영업익 개선은 속도 조절 흐름으로 들어섰다. 수주 물량과 사업 확장 대응에 쉴 틈 없이 판관비를 투입하면서다.
14일 세미파이브가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매출은 94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1209억원) 78% 수준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중립적(Base) 가정과 보수적(Worst) 가정을 평균한 매출(2388억원) 대비로는 39.6%다. 세미파이브는 공모가 산정 당시 두 시나리오로 추정 순이익 평균을 구해 기업가치 평가에 사용했다.
상반기 39.6% 진도는 최근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난해 역시 연 매출 60.3%(729억원)가 하반기 발생했다. 2024년에도 연 매출 58.9%(658억원)가 하반기다.
하반기 집중은 단순한 계절성이라기보다 대형 프로젝트가 포개지는 성장 과정에 가깝다. 세미파이브는 2023년 11~12월 대형 설계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뒤 2024년에도 신규 대형 계약을 추가했다. 지난해도 상반기 체결한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6~7월로 넘어가 하반기 집중이 이어졌다.
상장 때 제시한 성장축 가시화
성장 속도는 수주 및 사업 확장과 영업이익률 개선 간 격차로도 나타난다. 상반기 신규 수주는 지난해 연간 수주(1684억원) 71%에 달하는 1189억원을 기록했다. 세미파이브가 상장 당시 제시한 성장 동력을 수치로 본격화했다는 점이 성장 핵심이다.
세미파이브는 회사 정체성인 맞춤형 반도체(ASIC) 개발 외 동력으로 양산과 IP 사업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양산 부문은 마스크(Mask) 독점 생산권을 기반으로 고객사 제품 수명주기 전체에 걸쳐 지속적, 안정적 출하 매출을 창출한다. 용역 단계에서 제작한 마스크를 세미파이브가 소유해 고객사가 양산을 결정하면 세미파이브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구조다.
상반기 양산 신규 수주는 42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양산 수주(212억원) 2배에 달했다. 글로벌 양산 파이프라인 가동 본격화가 특징이다. 2분기 양산 수주에서 해외 고객사 비중은 45%에 달한다. 상반기 양산 매출 80억원과 양산 신규 수주 간 차이가 커 성장이 가파른 국면이다.
세미파이브 관계자는 “최근 고객사들 양산 전환 시점이 점차 앞당겨지는 추세”라며 “이미 확보한 양산 로드맵과 개발 과제들은 향후 장기적이고 견고한 실적 성장을 뒷받침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IP 부문은 빅테크 기업이 의뢰한 데이터센터 최적화 커스텀 IP를 개발한다. 세미파이브 자회사 아날로그 비츠가 고객 요구 사양에 맞춰 IP를 개발하고 실리콘 검증을 완료하는 형태다. 검증 완료 IP는 포트폴리오에 축적한다. 즉 추가 개발 부담 없이 다른 고객에게 오프더셸프(Off-the-shelf·기성품) 형태로 공급할 수 있는 자산이다.
상반기 IP 수주는 321억원이었다.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연간 추정치 382억원과 가깝다. 지난해 연간 수주(415억원) 대비로도 77.3%에 해당하는 성과다. IP 성장은 전성비와 열 관리가 AI 칩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나타났다. 고성능 AI ASIC 필수 요소인 저전력 혼합신호 IP에 글로벌 수요 집중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세미파이브에서는 선제적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구축한 2·3nm 공정 IP 매출이 특히 꾸준히 늘었다.
상장 당시 추정 웃도는 GPM, 판관비 엔진 택했다
성장은 매출총이익률(GPM)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상반기 GPM은 전년 동기 11.9% 대비 19.7%p 상승한 31.6%를 기록했다. 증권신고서상 중립·보수 추정 손익 평균 기준 GPM(29.6%) 대비 초과 성과다.
세미파이브는 이와 같은 과실을 성장 대응 거름으로 쓰는 상황이다. 세미파이브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46.9%p 뛴 -11.5%였다. 상장 당시 계획보다는 개선 속도가 더디다. 판관비 지출 영향이 핵심이다. 공모 당시 시나리오 평균으로 올해 판관비는 541억원이었다. 실제로는 상반기 판관비만 408억원에 달한다.
세미파이브는 인력과 연구개발(R&D) 등 성장용 판관비를 빠르게 늘렸다. 상반기 급여·상여를 153억원, 경상개발비를 77억원으로 늘렸다. 비용 투자만큼 외형이 선명하게 커졌다. 지난해 말 270명이었던 직원은 286명으로 늘었다. 미등기 임원도 40명에서 45명으로 증가했다. 당장 영업익 숫자 만들기보다는 실질 성장에 집중한 판단이다.
수주잔고와 양산 물량을 실적에 본격 반영하기 시작할 때 세미파이브 성장세가 한층 거셀 수 있다는 뜻이다. 상반기까지 쌓인 연결 수주잔고는 약 14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양산 물량이 본격적 램프업 국면이라는 게 세미파이브 판단이다. 기존 비전 AI, 온디바이스 AI 칩, 데이터센터향 AI 칩 등 지속적 추가 구매주문서(PO) 수주가 근거다.
신규 ASIC 개발 파이프라인에서도 수주 기회를 넓힌다. 북미·유럽·아시아 등 해외 고객사 중심으로 3D-IC 기반 고성능 AI반도체 개발 프로젝트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세미파이브 관계자는 “3D-IC 등 미래 성장을 위해 이룬 지속적 신기술 투자와 상장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수준보다는 판관비가 다소 늘었다”며 “외형 성장이 함께 이뤄지는 만큼체적으로 예상 가능한 범위”라고 밝혔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 역시 "상반기 실적은 ASIC 턴키, 양산, IP 라이선스로 이어지는 확장형 사업 모델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확보한 수주잔고와 양산 물량의 순차적 반영, 신규 ASIC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를 바탕으로 하반기 성장세는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론에 알렸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