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가격전망지수는 7월 127로 4개월 연속 상승하며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서울 아파트 5월 신고가 거래 1032건 중 63.4%인 654건이 15억 원 미만 서민 단지로 집계됐다.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 및 대출 규제 강화가 매물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최근 정부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대폭 높이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일 조짐을 보인다. 앞서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규제 지역 확대, 대출 규제 강화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며 집값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번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로도 현장 반응은 대체적으로 '미온적'이란게 시장 평가다. 보유세 부담을 매수자에게 전가하거나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서 오히려 집값이 오르거나 전·월세 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5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기준 소비자동향지수(CSI)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6월) 대비 7포인트(p) 오른 127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9월(12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지수가 100을 넘으면 1년 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규제 강화될 수록 신고가 거래 늘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4월 104로 올라선 후 5월(112), 6월(120), 7월(127)까지 4개월 연속 상승 추이다. 한국은행은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소비자 기대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집캅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는 총 1032건이다.
이는 집캅이 신고가 거래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 1월(487건)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하는 신고가 기록이다.
대출 규제 강화에 키맞춘 신고가 행진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5월 신고가 거래 중 63.4%인 654건이 15억원 미만 거래였다. 대출 규제로 고가주택 매수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자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가격대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9억원대였던 서울 마포구 강변한신코아 전용 77.22㎡는 기존 최고가보다 4억 7000만원 오른 13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동작구 본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59㎡도 지난해 말보다 2억 6000만원 오른 13억 9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런 흐름이 정부의 집값 안정 노력 성과를 희석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5월 10일까지였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하며 다주택자에 ‘서둘러 집을 팔아라’는 신호를 보냈다. 지난 3일엔 보유세를 대폭 인상한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타깃은 서울 고가 아파트 거주 혹은 비거주 보유자다.
이에 따라 서울 내 40억원 이상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내년엔 보유세를 지금보다 50% 이상 더 내야 한다. 비거주자는 거주자보다 최대 25.4% 더 많은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 서초 반포자이 전용 84m²(시세 48억 3333만원 기준)의 경우 6년간 보유한 1주택자가 내년 보유세로 올해(1810만원)보다 52.71% 증가한 2764만원을 내야 한다고 한다.
비거주 보유자의 경우 실거주자보다 높은 공제 기준을 적용받는다. 실거주자의 경우 공시가 14억원까지 세금이 면제되지만, 비거주자는 9억원까지만 혜택을 볼 수 있다. 서울 마포자이 전용면적 84m²(시세 24억 8000만원) 보유 비거주 1주택자는 기존 353만원 내던 보유세를 내년부턴 2배 가까이 뛴 686만원을 내는 것이다.

정부가 계속 대출 문턱을 높여온 것은 논란이 계속되는 부분이다. 금융 당국은 작년 6월 27일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로 수도권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는 6억원을 초과해 받을 수 없다. 또 주담대를 받아 집을 살 경우 6개월 이내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다주택자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는 사실상 금지됐다. 생애최초 구입자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는 80%서 70%까지 축소됐다.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에도 정부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필요 질의에 "대출규제 완화 시 부동산 가격을 자극해 시장이 불안해진다"고 답한 바 있다. 규제를 완화할 경우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실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전문가들 “규제 보단 공급 확대... 부작용 우려 정책 재검토해야”
문제는 공급이다. 최근 수개월 지속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이 오르는 주된 이유가 매물 부족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뒤 '매물 잠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매물이 줄면 집값이 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제 개편안 발표 뒤 세금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일부 수요는 매도에 나설 수 있지만, 장기간 거주한 실수요자는 살던 지역을 떠나야 할 유인이 크지 않아 보인다"며 "매물이 일부 나오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거래 위축 및 매물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잔존해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주택자가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을 시장에 내놔도,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서 매물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며 "자본 여력이 두터운 이들로 자산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규제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우려도 확산 중이다. 특히나 매물 잠김, 수요 위축 등 부작용 우려가 큰 세금, 대출 규제는 시행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형 위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간 부동산 정책은 수요 억제와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규제 강화만으로 시장 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실수요자 거래를 위축시키는 규제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와 더불어 민간 공급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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