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래 모빌리티 어디까지 왔나

도로도 하늘도 ‘실증 中’…자율주행·UAM 상용화는 언제

전국 55곳 자율주행 실증에도…美·中 대비 주행 데이터·제도 경쟁력 열세 정부, 광주에 자율차 200대 투입해 레벨4 고도화…2027년 실현 목표 K-UAM은 2028년 상용화 추진…조비·이항 등 해외 선도기업과 격차 과제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7. 23. 16:18
[세줄요약]
  • 차세대 모빌리티인 자율주행, UAM 기술이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열세인 상황이다.
  • 광주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하나 상용화는 2035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 UAM의 경우, 기체 개발 비용이 크고 인증 문제로 인해 개발에 한계가 있단 분석도 나온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정부와 국내 주요 기업이 자율주행자동차와 도심항공교통(UAM)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도로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구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자율차 운행 지역이 확대되고, 하늘에서는 국산 UAM 기체와 교통관리 체계에 대한 시험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 사업 대부분이 제한된 지역과 시간대에서 진행되는 실증 단계인 만큼,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실증 확대에도…美·中과 기술·데이터 격차

23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간 한국은 전국 17개 시·도 55곳에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를 지정하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실증환경을 조성해 왔다.

정부가 추진 중이거나, 추진했던 자율주행 실증사업에는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과 ‘충청권 자율주행 모빌리티 상용화지구 조성사업’이 있다.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은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관할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실증 지역을 선정한다. 올해 기준 서울, 대구, 경기 등 8곳이 선정됐으며, 실증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다.

서울 청계천 자율주행 셔틀의 모습. 사진=박재형 기자
서울 청계천 자율주행 셔틀의 모습. 사진=박재형 기자

각 지방정부는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며, 평일 주간 또는 심야, 새벽시간 등에 운영하고 있다. 가령 서울시의 ‘청계천 자율주행 셔틀’, 강릉 심야 자율주행 수요응답형 교통(DRT) 사업 등이 해당한다.

현재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을 통해 운행한 거리는 2024년 3만6000km에서 지난해 18만4000km로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충청권 자율주행 모빌리티 상용화지구 조성사업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돼 충북-세종-대전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최장 자율주행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서비스를 실증하는 사업이다.

운행거리는 2024년 10만7000km에서 지난해 19만9000km다.

이렇듯 정부는 자율주행 실증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나, 미국이나 중국 등 관련 분야 선도국에 비하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및 데이터 확보 현황은 열세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국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는 모든 기업의 전체 누적 주행거리는 약 1306만km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의 구글 웨이모나 중국의 바이두가 3억km 이상을 달린 것에 비해 열세에 놓인 수치이기 때문.

미국은 빅테크(거대기술기업)를 중심으로, 중국은 국가 주도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레벨4(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했다.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여전히 레벨3(조건부 자동화) 수준에 정체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가로막는 규제도 문제로 지적된다.

운전자 없이 정해진 구역 내에서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레벨4 자율차는 정식 제작 및 안전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일반 등록을 할 수 없으며, 현재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제한적으로만 도로 주행을 하는 실정이다.

이에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을 역임한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한국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 중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 가령 데이터 축적의 경우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을 얼마나 빨리 쫓아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광주에 자율차 200대 투입…레벨4 직행 시험대

정부는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 학습을 위해 광주 전역에 도시 단위 실증을 추진한다.

광주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국비 610억원을 투입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사업 구역으로 지정됐다.

자율주행차량 200대가 광주 주거지와 상업지 등 생활권 500.97㎢규모 지역을 달릴 계획이다.

국토부는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차량 제작사로 참여해 실증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200대를 단계적으로 공급하고 인프라를 지원한다.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공급된 차량을 활용해 E2E(End-to-End) 인공지능(AI) 기반 등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지원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라이드플럭스는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및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항구 교수는 “광주 전체에서는 (자율차를) 풀어놓은 상태다. 내년부터는 레벨3 자율주행을 건너뛰고 레벨4가 나온다 하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자율차 상용화라는 게 레벨 5를 이르는 것인데 보수적으로 생각할 때 2035년 이후에나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AI가 나와서 자율주행 상용화가 조금 당겨질지 모르지만, 당장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UAM 2028년 상용화 목표로...국토부 시범운용 모델 수립 단계

차세대 모빌리티로 꼽히는 UAM도 자율차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실증 단계에 머물러있다.

국토부는 2028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구체적인 시범운용 모델을 수립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7월 16일 인천대학교 INU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 및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쇼케이스에서 UAM 기체가 비행하자 시민들이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 16일 인천대학교 INU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 및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쇼케이스에서 UAM 기체가 비행하자 시민들이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범운용 모델은 관광명소를 순환 운항하는 ‘관광형’, 도서·산간 등 교통취약지역을 연결하는 ‘지역 연계형’, 공항과 도심 거점을 잇는 ‘공항 연계형’ 3가지다.

UAM 최초 조종사·정비사도 양성한다. 향후 공공·민간 부문으로 나눠 맞춤형 인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공모 절차에 착수해 하반기에 선발 인원을 기체 제조사에 파견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UAM 팀 코리아(인천국제공항공사·대한항공·KT·현대건설·현대자동차 5사 컨소시엄)를 운영해 UAM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실제 김포공항 인근에서 사업자 간 통합운영 체계를 검증한 바 있다. 다만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기체를 활용한 상용 운항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韓 UAM 역량 세계 4위 수준이지만

이렇듯 한국 UAM 산업은 해외 주요국보다 기체 독자 개발 및 인증 기술은 뒤처져 있으나, 우수한 통신 인프라와 정부 주도의 실증 사업, 대기업의 참여를 바탕으로 인프라 및 운영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올해부터 대도시에서 제한적 상업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정부도 제도 정비와 시범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조비의 항공기. 조비 에비에이션 홈페이지 캡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조비의 항공기. 조비 에비에이션 홈페이지 캡처

UAM 선두주자인 조비 에비에이션은 미 연방항공청(FAA) 형식인증을 위한 적합 기체 비행시험에 들어가 인증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조비는 FAA 5단계 인증 절차 중 4단계를 상당 부분 완료한 상태로, FAA 적합 기체의 시험 비행도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항공 모빌리티 기업 이항(EHang)의 ‘EH216-S’ 모델은 이미 유인 자율비행체 인증을 마치고 상업 운항을 시작하며 실증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민용항공국(CAAC)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유인 드론 택시 모델에 대한 표준 감항증명 및 상업 운영 허가를 모두 확보하여, 상업적 비행 운용의 기틀을 마련했다. 즉 실제 운항이 가능한 기업으로 평가받은 것.

중국 당국이 1000m 이하 저고도 공역에서 ‘저공경제(Low-Altitude Economy)’ 생태계를 조성하면, 이항을 필두로 한 관련 기업들이 생태계 내에서 기체 제작, 인프라 구축, 서비스 조성 등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런 미국, 중국과 달리 한국이 여전히 실증 사업과 관련 제도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UAM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UAM 역량에 대해 “전반적으로 세계 4위 수준이라고 해외에서 보도된 바 있다”며 “기체를 개발하려면 통상 7년에서 10년이 걸린다. 또 개발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에서 인증받는 건, 다른 나라에서 인증을 안해주기도 한다. 이에 국내에서 많은 돈을 투입해 개발하기 한계가 있던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상용화의 경우 2028년 목표는 변동이 없어 보인다. 다만, 대규모 상용화가 아니라 한두 번 운영하는 초기 수준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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