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자동차산업의 무게중심이 ‘제조 기술’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는 하드웨어 성능보다 차량 내에서 구현되는 소프트웨어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이른바 ‘바퀴달린 컴퓨터’, ‘움직이는 컴퓨터’라 불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가 자동차산업의 새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그룹이 SDV 개발을 가속 중이다. 지난 23일부터 포티투닷으로 출근한 박민우 현대자동차 사장이 그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담당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하는 회사다. 미국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일한 뒤 현대차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과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된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박 사장을 구심점으로 SDV 전환에 맞춘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AI ‘아트리아’는 올해 3분기 ‘SDV 페이스카’에 처음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내 SDV 페이스카(시험 차량)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차 적용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아직 현대차그룹의 기술은 테슬라를 필두로 한 글로벌 완성체 업체와 비교했을 때 뒤처진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워즈가 지난해 공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SDV 전환 속도를 평가한 결과를 보면, 테슬라가 SDV 개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중국 업체인 샤오펑, 니오, 리오토 3사가 공동 2위에 올랐으며, 5위와 6위는 각각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독일 폭스바겐과 함께 공동 7위에 자리했다.
테슬라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하드웨어 성능을 끌어 올리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한 번 인수하면 성능이 사실상 고정되던 기존 차량과 달리 차량 인도 후에도 가속 성능, 배터리 효율, 자율주행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마치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성능을 높이듯,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성능을 향상시킨 셈이다.
이렇듯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SDV 전환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을 한 대 팔아서 얻는 수익보다는 향후 구독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커넥티드 서비스, 그리고 자율주행 쪽에서의 수익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하드웨어 기술은 이미 어느 정도 정점에 수렴했다고 평가받는다”며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차량의 전체 설계 방향성을 잡는 것이 회사의 미래 수익률과도 연결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DV 시장의 미래는 결국 AI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또 개인이 사용하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제품 중심의 편의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SDV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키(Key)’가 AI 기술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정부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실증이 중요한 자율주행 및 SDV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을 공개하며 향후 5년간 모빌리티 정책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번 로드맵에는 2027년 AI 기반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도시 단위 자율주행 실증을 본격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걸림돌로 지적되던 규제는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선허용 후규제’를 원칙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외에도 △2028년 공공 서비스 중심 UAM 상용화 △친환경 차 비율을 높이는 탄소중립 모빌리티 △AI 모빌리티 기본 도시 및 공간 조성 등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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