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경쟁사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유사한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미국 나스닥 ADR 상장의 기대효과로 명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10일 나스닥 상장 등 ADR(주식예탁증서) 발행 일정을 확정했다. 티커명은 SK그룹과 하이닉스(HYNIX)의 앞글자를 조합해 'SKHY'로 진행키로 했다.
지난해 10월 사외이사회 보고를 시작으로 ADR 발행을 본격 추진한 지 1년이 안되는 기간에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적시성 고려 자사주 대신 신주 발행 ADR 상장 추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의 적시성을 감안해 기존 보유 자사주나 신규 취득 자사주 대신 신주 발행 쪽을 택했다. 기존 자사주는 소각을 골자로 하는 개정 상법을 고려했고, 신규 자사주는 취득부터 처분 계획 수립, 주주총회 승인 등의 절차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SK하이닉스는 "ADR 공모는 글로벌 자본 시장의 투자 수요와 시장 여건이 우호적인 시점을 포착하여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적기는 시장 환경에 따라 단기간에 형성, 소멸되는 특성이 있다"며 이에 "시장 여건과 대외 심사 일정에 맞춰 적시에 신속하게 ADR을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최대 45조원, 신주 1779만주, 전체 발행주식의 2.5% 규모 신주를 발행한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감안했다. 최대주주 SK스퀘어는 20% 이상의 지분 보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신주 발행은 지분 하락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 요건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신주 발행 규모를 정했다고 했다.
적시에 신속하게 발행해서 얻으려는 효과는 4가지였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유사한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가장 큰 효과다.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접점 확장..패시브 수급 노린다
첫째 효과는 접점 확장을 통한 투자자 저변 확대다.
이에 따르면 연기금과 뮤추얼펀드, ETF 등 미국 기관투자자 가운데에는 미국 자본시장 상장 종목 또는 ADR 형태로 미국에서 거래되는 종목에 한해 직접 투자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 한정된 상장 구조에서는 이같은 기관투자자들의 직접 접근에 일정한 제약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ADR 상장을 통해 미국 기관투자자의 직접 접근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특히 "미국 자본시장의 패시브 자금이 추종하는 주요 인덱스 중 일부는 미국에 상장된 종목에 한해 편입 자격을 인정하고 있어 ADR 상장을 통해 향후 동 인덱스 편입될 가능성이 생긴다"며 "인덱스 편입은 패시브 자금의 안정적 유입을 통해 주주 기반의 다변화 및 주가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나스닥100 지수 등 인덱스 편입 일정에 따르면 빠르면 오는 12월께 실제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는 또 "ADR 공모는 단순 일회성 자금조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보다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향후 추가 자기자본 조달이 필요할 경우 한국 자본시장과 미국 자본시장 양 채널을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단일 자본시장 환경 변동에 따른 자금조달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과 유사한 수준까지 평가받는다
둘째가 가장 크다. 동종업체 마이크론과의 유사한 수준까지의 기업가치를 받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에만 상장돼 있다는 이유로 글로벌 3위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비해 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ADR 상장의 발행 요구가 커졌다. SK그룹 측 역시 이 부분을 일정 정도 수용하면서 이번 ADR 상장을 추진해왔다. 이같은 재평가 모멘텀 확보를 숨기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사업이며, 글로벌 동종업계 주요 사업자 중 일부는 미국 자본시장에 상장되어 미국 기관투자자 및 글로벌 투자자에 의해 평가받고 있다"며 "반면 당사는 본건 거래 이전까지 한국 자본시장에 한정되어 상장되어 있어, 동종업계 사업자와 동일한 자본시장 평가 환경에 노출되지 않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ADR 상장을 통해 당사는 글로벌 동종업계 사업자와 동일한 미국 자본시장 평가 환경에 직접 노출되며, 동일 비교군과 동일 자본시장 환경에서 평가받는 구조가 형성된다"며 "이는 글로벌 자본시장 접근성의 제약 해소에 따른 평가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ADR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고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이 제고될 경우, 영업구조상 직접 비교가 가능한 나스닥시장 상장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스닥 상장사는 당연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다.
물리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ADR 주가가 상승할 경우 원주와 ADR 간 차익거래를 통한 가격 발견 기능으로 국내 시장에서 원주 주가를 견인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다만 평가 멀티플의 변동은 다양한 시장 변수에 따라 결정되는 사항으로서, ADR 상장 자체가 단기간 내 특정 수준의 평가 향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면책조항도 첨가했다.
글로벌 인지도 제고..모든 투자자들에게 하이닉스를 알린다
SK하이닉스는 "상장 후 미국의 법규에 따른 공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당사에 관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미국 자본시장에 공급되고, 더 많은 글로벌 언론기관 및 글로벌 리서치기관이 당사에 관한 언론보도 및 리서치자료를 다루게 된다"며 이에 따라 "당사의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닉스는 또 "ADR 형태로 미국 자본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일반적으로 미국 자본시장의 주요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의 분석 보고서 발간 대상에 포함된다"며 "이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 의사결정 정보 흐름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기관투자자의 직접 접근성 확보와 결합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 기반의 확대와 거래 유동성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AI 생태계와의 전략적 정합성 강화
마지막은 AI 생태계와의 더 깊은 밀착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은 AI 가속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AI 생태계의 주요 업체들이 집중된 시장이고,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또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의 자국 내재화를 목표로 각종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다수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현지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ADR 공모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인지도 및 신뢰도를 제고함으로써, 미국 반도체 생태계 내 주요 고객사 및 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미국의 대표 증권시장에 상장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서,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정책과의 전략적 정합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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